할시와 협업, 음원서만 가능?…진짜 이유에 팬들 관심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방탄소년단과 할시의 진정한 컬래버레이션은 단지 '음원'에서만 가능했다.
국내는 물론, 미국 빌보드를 점령한 방탄소년단의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 하지만 음악방송 버전에서는 피처링에 참여한 할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지난주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Mnet '엠카운트다운'을 비롯해 KBS 2TV '뮤직뱅크',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까지 할시 분량이 빠진 버전의 음원으로 방탄소년단 7인의 멤버가 전곡을 소화했다. 이유가 뭘까.
[사진=KBS 2TV 뮤직뱅크] |
실제로 할시가 참여한 파트인 'I want something stronger / Than a moment, than a moment, love / I have waited longer / For a boy with / For a boy with luv' 부분의 가사는 각종 음악 방송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부른 뒷 부분 파트인 'Love is nothing stronger / Than a boy with luv / Love is nothing stronger / Than a boy with luv'의 반복으로 대체됐다.
이밖에도 방탄소년단과 함께 부르는 파트 중 'I've waited all my life / Looking for something right' 부분도 'You got me high so fast / You got me fly so fast'의 반복으로 바뀌었다. 팬들은 단박에 알아챘지만, 할시가 등장하지 않는 것 외에 가사가 바뀐 부분은 주의깊게 들어야 알아챌 수 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이를 두고 팬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몇몇 업계 관계자들은 할시가 참여한 곡이 한국 방송에서 쓰일 경우 적용되는 저작권 관련 문제가 아닌가 추측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가수 한희준이 인터뷰에서 언급한 저작권료 관련 에피소드가 회자되기도 했다.
한희준은 과거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 출연 당시 에피소드를 밝혀 충격을 준 적이 있다. 그는 "생방송에서 스티븐 타일러가 제 이름을 (비틀즈의) '헤이 쥬드'(hey jude)라고 부를 때가 간혹 있었다. 그렇게 제 이름이 불릴 때마다 제 소속사가 소니에 4만5000달러(약 5000만원)씩 줘야 했다. '헤이 쥬드'의 저작권료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와는 상이한, 미국의 엄격한 저작권이 적용된 사례 중 하나였다.
방탄소년단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작사·작곡진 목록 [사진=멜론] |
다행히 국내에서 할시가 참여한 '작은 것들을 위한 시'의 음원 스트리밍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국내 방송사 음악 방송에서만 할시 부분이 빠졌기에 내부적으로 어떤 사정이 있는지 궁금증이 커지는 상황. 이에 관해 KBS '뮤직뱅크' 측에서는 "우리 쪽에서 음원 변경을 요청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 측에서 할시 부분을 뺀 음원으로 방송하겠다고 가져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관계자는 "국내 음악방송에서는 할시 파트를 제외한 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할시가 없으니 할시 부분을 뺀 것으로, 다른 이유는 따로 없다"고 설명했다. 할시가 이 곡에 직접 작곡, 작사에도 참여한 만큼 할시와 함께 서지 않는 무대에서는 그의 파트를 일부러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방탄소년단과 할시의 정식 컬래버래이션은 국내가 아닌 해외 무대에서만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5월 1일(미국 시간)으로 예정된 '빌보드 어워즈' 방탄소년단의 무대에서 할시와 함께 부른 '완전체 음원' 무대를 만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