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까지 민주당과 몸싸움에 부상자 속출
밤샘 투쟁에 목 쉬고 퀭한 얼굴…"바닥에서 잤다"
이날도 민주당 패스트트랙 추진 저지에 총력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물러나 이 사달이 마무리 되어야 한다. 헌법 훼손이자 민주주주의에 대한 폭거”
자유한국당 소속 한 보좌진이 26일 목소릴 높였다. 그는 “꼬박 밤을 샜다. 씻지도 못했다. 지금은 앉아서 잠시 쉬고 있지만 민주당이 다시 법안 제출을 시도하면 달려가 저지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국회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들은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을 막기 위해 민주당 측과의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26일 새벽 1시 40분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7층에 위치한 의안과에 법안 제출을 시도하자 자유한국당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저지하는 중이다. 2019.04.26 chojw@newspim.com |
한 한국당 중진 의원 비서는 “아직도 팔이 얼얼하다. 앞에서 밀고 뒤에서 당기고, 양쪽에서 당기는 통에 양 팔을 위로 못 들 지경”이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은 민주당의 법안제출를 막기 위해 7층 의안과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인간띠를 만들었다. 민주당 의원과 보좌관은 선거제 개편안과 검경수사권 설치법안 등 제출을 위해 의안과로 돌진했다.
몸싸움은 불가피했다. 한국당과 민주당은 서로에게 고성과 막말, 욕설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 난리통에 양측에선 부상자가 속출했다.
한 한국당 초선 의원 비서관은 “처음에는 조심했다. 하지만 이내 상황이 악화됐다. 몸이 말이 아니다. 밀고 당기는 통에 옷이 뜯어진 사람도 있다. 안경이 부서진 사람도 있다. 매일 국회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사람들끼리 이래선 안 된다. 민주당이 물러서야 한다”고 했다.
보좌관들은 국회에서 밤을 새다시피 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3시 5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단과 상의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이들은 7층 의안과 앞 매트리스에서, 곳곳에 놓여진 의자에서, 서류봉투와 신문지를 바닥에 깔고 잠을 청했다.
[서울=뉴스핌]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 당직자 등이 26일 오전 국회 7층 의안과 앞에서 쉬고 있는 모습. 2019.04.26. q2kim@newspim.com |
바닥에 앉아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는 한 비서는 얼굴이 쾡한 모습이었다. 목소리도 갈라져 쉬었다. 그는 “투쟁에 나선 사람들 중 잠을 제대로 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새벽까지 몸싸움 하느라 온 몸이 땀범벅이지만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 화장실에서 잠깐 세수만 하고 와서 다시 대기 중”이라고 했다.
국회에서 밤을 샌 한국당은 이날 오전 8시 국회 7층 의안과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여당의 갖은 불법적인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악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저항에 나섰다”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도 국회 7층 의안과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및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를 점거하고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추진을 저지할 방침이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