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무소속)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재석 263명 중 164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수치상으로는 가결이지만, 반대 87명이라는 숫자 역시 결코 적지 않다.
체포동의안은 유·무죄를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라 법원의 영장 심사를 받도록 할지를 묻는 최소한의 단계다. 그 문턱조차 넘기지 않으려는 표가 적지 않았다. 87표의 반대는 여전히 동료 의원이라는 이유로 사법 절차를 미루려는 정치적 연대가 존재함을 보여줬다.

여당은 자율투표에 맡겼다고 선을 긋지만 자율이라는 말이 책임을 회피하는 방패가 될 수는 없다. 중대한 금품 수수 의혹 앞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는 태도는 소극적 방관에 가깝다.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민주당 이원택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강선우 힘내라! 믿는다!"라고 적었다가 삭제했다. 어쩌면 이 짧은 게시글이 민주당 내 정서를 압축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제명했어도 마음은 여전히 제 식구인지 묻고 싶다.
민주당은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며 정국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하지만 이번 표결에서 드러난 '제 식구 감싸기' 정서는 국민 신뢰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이 부여한 지지는 결코 '비위' 의혹에 침묵하거나 동료 의원 방패가 되라는 면죄부가 아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조직의 흐름과 다른 판단을 할 경우 이후 행보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고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 인식이 반복될 때 공적 판단이 사적 연대에 밀릴 수 있다.
동료를 향한 연민이 공적 잣대보다 우선시되는 모습이 반복될 때 민심은 소리 없이 등을 돌린다. 정치는 모름지기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거나 국민보다 더 앞서가야 한다.
그러지는 못할망정 국민의 의식과 정서보다 뒤처져서야 되겠는가. 대다수 유권자는 민주당 내부 사정이나 의원 간의 사적인 정(情)과 연대의식에 따라 투표하지 않는다. 국민은 공익을 위해 도덕적이며 국익을 위해 열심히 일할 자질을 갖췄는지를 보고 판단한다.
비록 작은 구멍이라도 큰비가 내리면 순식간에 민심의 둑이 무너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정치다. 6·3 지방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고 야당이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집권 여당 민주당의 압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민의 불신과 의혹이 쌓이면 한순간에 민심의 둑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야당에 대한 지지 철회와 비판의 화살이 어느 순간 여당을 향할 수 있다는 자기검열과 겸손, 절제의 정치가 지금 여당에 절실해 보인다. '의혹'을 받는 동료 의원보다 국민의 마음을 감싸는 정치를 보고 싶다.
chogiz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