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미국으로 이동하는 강행군 속에 난코스·큰 대회·악천후에 강한 면모 보일지 관심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양용은(47)이 다시한번 세계 골프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할 것인가. 그 여부는 이번주와 다음주 대회에서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하다.
양용은은 아시안투어와 일본골프투어(JGTO)를 겸한 아시아 퍼시픽 다이아몬드컵 골프(총상금 1억5000만엔, 우승상금 3000만엔)에 출전중이다. 이 대회는 9일 일본 지바현 소부CC 소부코스(파71·길이7333야드)에서 개막돼 진행중이다.
양용은은 첫날 2언더파로 공동 4위를 기록했고, 둘쨋날 이븐파를 친 끝에 2라운드합계 2언더파 140타(69·71)로 공동 2위에 올랐다. 합계 4언더파 138타로 단독 선두인 한국계 미국선수 미카 로렌 신(22)과는 2타차다. 양용은은 11일 오전 11시25분 신, 이케무라 도모요와 함께 마지막조로 3라운드를 시작했다.

양용은은 JGTO에서 통산 5승을 거뒀다. 지난해 4월 더 크라운스에서 우승한 것이 마지막인데, 4승째였던 2006년 산토리오픈 우승 이후 약 12년만이었다. 2006년 산토리오픈은 바로 이 소부CC에서 열렸다. 양용은은 당시 54홀 합계 199타, 72홀 합계 266타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이는 양용은의 JGTO 54홀, 72홀 최소타수다. 이 코스와 잘 맞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올해 대회에서도 초반 선두권에 나선 양용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양용은은 1,2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 평균거리 303야드(이 부문 17위)를 기록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53.57%로 그저그랬다. 그린적중률이 38.89%로 낮은 점이 아쉬웠으나 첫날 그린 밖에서 시도한 쇼트 어프로치샷이 두 번이나 홀에 들어간데서 보듯 리커버리가 강했다. 홀당 평균 퍼트수는 1.7857개로 무난한 편이다.
다음주에는 미국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PGA챔피언십이 열린다. 장소는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파크 블랙코스다. 난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양용은은 2009년 US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당시 타이거 우즈에게 2타 뒤진 채 우즈와 챔피언조로 나섰지만, 우즈에게 3타차 역전승을 거뒀다. 아시아 선수가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양용은이 아직도 유일하다.
양용은은 역대 챔피언 자격으로 2019년 USPGA챔피언십에 출전한다. 그는 1,2라운드에서 1991년 챔피언 존 데일리(53), 2002년 챔피언 리치 빔(49)과 같은 조로 플레이한다. 특히 데일리는 무릎관절염 때문에 주최측(USPGA)으로부터 카트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는 허락을 받았다. 물론 그 대회에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메이저대회 15승째를 기록한 우즈도 출전한다.
양용은은 다이아몬드컵이 끝나는대로 미국으로 가야 한다. 시차 적응과 연습라운드를 하는데 불리한 조건이다. 더욱 왕년의 챔피언이긴 하지만, ‘한 물 간’ 것으로 평가되는 선수들과 이틀간 동반라운드를 해야 한다. 데일리의 플레이 스타일도 종잡을 수 없지만, 그가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를 들락날락하는 것도 양용은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것같지는 않다.
양용은에게 유리한 점을 꼽으라면 그는 난코스와 큰 대회, 그리고 악천후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 점이다. 2009년 3월 미국PGA투어에서 첫 승을 올린 혼다클래식 개최코스인 PGA내셔널 챔피언코스가 그렇고 그가 두 번이나 우승한 한국오픈 개최코스 우정힐스CC가 그렇다. 이번주 열리는 소부CC는 전장이 긴 편이나 파는 71에 불과하다. 다음주 USPGA챔피언십 개최코스는 ‘로 핸디캐퍼만 출입을 권장한다’는 경고문이 붙어있을 정도로 ‘난도’(難度)있는 코스로 정평난 곳이다.
2009년 USPGA챔피언십 때 양용은을 주목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올해도 USPGA챔피언십의 스포트라이트는 우즈에게 쏠릴 것이다. 10년 전 ‘무명’ 양용은이 이변을 일으킨 것처럼, 올해 우즈 틈새로 ‘Y E YANG’의 존재가 부각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