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이번 주(13~17일) 뉴욕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소식에 따라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10일(현지시간)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은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났다. 하지만 추가 담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시장은 무역협상 전개 상황을 계속해서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4% 상승한 2만5942.37포인트에 마감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0.37% 오른 2881.40포인트에 장을 마쳤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08% 상승한 7916.94포인트로 하루를 마쳤다. 하락세를 이어가던 뉴욕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미중 무역협상을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한 발언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주간으로는 뉴욕 증시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 500지수는 주간으로 각각 2.21%, 2.17% 내렸다. 나스닥종합지수도 한 주 동안 3.03% 떨어졌다.
최근 1년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 미·중 무역협상 향방 주시
경제매체 CNBC는 이번 주에도 시장이 무역협상 진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워싱턴에서 9~10일 제11차 무역 고위급 회담을 진행지만, 협상은 타결 없이 마무리됐다. 미국은 첫 날 협상이 마무리된 후 예고대로 10일 오전 0시 1분(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 1분)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류허 부총리는 이번 협상이 "진실되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류허 총리는 "협상은 깨지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협상 중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며,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류허 부총리가 떠난 뒤 CNBC에 "양측 사이에 건설적인 논의가 있었다.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은 이것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이 종료된 뒤 트위터를 통해 "지난 이틀간 미국과 중국은 양국의 무역 관계의 상태에 대한 진솔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시(진핑) 주석과 나의 관계는 매우 강하며 미래에 대한 대화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협상단이 중국 측에 3~4주 안에 합의를 하지 않으면 추가로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재화에 25%의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또 미 국토안보부 산하 관세국경보호청(CBP)은 10일 오전 0시 직전에 중국을 떠난 물건에 대해서는 이전의 10%의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즉, 10일 0시 1분 중국을 떠나 미국을 향한 중국산 수입품에 한해서 25%의 관세율이 적용되며 양국 간 물품 배송 시간을 고려할 때 미중 무역협상단은 2~4주의 시간을 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무역협상 향방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난항이 예상되지만, 미국과 중국이 결국 합의를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NBC는 애널리스트들이 무역합의가 다가오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시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보일 경우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주식시장 활황을 자신의 성과 중 하나로 내세워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블리클리 어드바이저스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대화가 잘 되어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어한다. 만약 그(트럼프 대통령이)가 좋은 말을 하면 시장은 랠리 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시장에서는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믿음이 더 강한 것 같다"면서 "합의 가능성이 여전히 있기 때문에 시장이 패닉하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윌밍턴트러스트의 루크 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험난한 국면을 맞이한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그 관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는지에 대한 여부"라고 지적했다.
시장에는 무역갈등 고조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에드 케온 QMA 수석 투자전략가는 "그(트럼프 대통령이)가 주식시장에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변화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무역협상 전개 방향 여부 외에도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연설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이번 주 주요 지표 및 연설 일정
13일에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의 연설이 예정돼있다.
14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가 연설할 예정이다. 4월 전미자영업연맹(NFIB) 소기업 낙관지수와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원유재고, 4월 수출입 물가지수, 존슨 레드북 소매판매지수가 발표된다. 랄프로렌이 이날 실적을 발표한다.
15일에는 모기지은행협회(MBA) 주간 모기지 신청건수와 4월 소매판매,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4월 산업생산이 발표된다. 3월 기업재고와 5월 전미 주택 건설업 협회(NAHB) 주택 가격 지수와 3월 해외자본수지(TIC)도 나온다. 또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의 연설도 예정돼있다. 시스코와 메이시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16일에는 4월 신규 주택착공과 5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수가 발표된다. 월마트와 버버리,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핀터레스트가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17일에는 5월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가 발표되며,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리차드 클라리드 연준 부의장의 연설도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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