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버려진 대한민국 문화재]①빨래 건조장된 백제 가마터…40년 넘도록 ‘나몰라라’

기사입력 : 2019년05월15일 10:01

최종수정 : 2019년05월23일 17:33

사적 247호 서울 관악구 남현동 요지 가보니 관리 미흡
무허가건물에 쓰레기·빨래 등 문화재 훼손 '버젓이'
뒤늦은 경관개선사업마저도 예산부족으로 한계
"문화재 예산 규모, 10년 전 OECD 국가 수준에도 못 미쳐"

[편집자주] 정부출범 2년이 지나도록 뭔가 ‘색깔 있는’ 문화정책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는 말이 많습니다. DJ정부 또는 노무현 정부 등 과거 진보정권의 경우 문화에 대한 애정이 정책으로 표출됐다면서 말입니다. 20년이란 긴 시간과 230억 원이란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재탄생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재보수도 DJ정부 때(99년) 시작해서 노무현 정부 때 속도를 낸 사업입니다. 최근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계기로 ‘문화재 보존’에 대한 걱정이 늘고 있는데 정부의 시각은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이미 훼손되었거나 방치되고 있는 문화유산이 많은데 보존에 대한 정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종합민영통신 <뉴스핌>이 문화재 보존 현실과 대안을 고민해봅니다.

<목차>

①빨래 건조장된 백제 가마터…40년 넘도록 ‘나몰라라’
②국보급 문화재에 소화기만 덩그러니
③조선 기와에 시멘트가?…반복되는 부실 복원 논란
④도로변에 문화재가?…흉물로 방치된 유물
⑤“아픈 역사도 되새겨야”…일제강점기 유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⑥돌아오지 못한 문화재 18만여점, 환수해야 하는데…
⑦공익을 위한 문화재인가? 사유재산 침해인가?
⑧[인터뷰]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⑨예산 인력에 허덕...문화재청도 고민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여기가 백제 가마터라고요? 무랑 배추를 심던 곳인데…"

서울 지하철 사당역 5번 출구에서 나와 걷다 보니 마주한 서울 관악구 남현동 요지(도자기 굽던 터). 동네 뒷동산에 지나지 않아 보이지만 이곳은 무려 국가지정 문화재다. 발걸음을 옮겨 들어가봤지만 기대했던 문화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무성한 잡초에 곳곳에는 쓰레기가 눈에 띄었다. 심지어 누군가 설치한 빨랫줄에 이불까지 널려있었다. 국가지정 문화재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관리가 엉망이었다. '백제 때 질그릇을 굽던 가마터'라는 안내판만이 역사적 가치를 말해주고 있었다. 뒤늦게 경관개선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옛 삼국시대 우리 민족의 자취를 되살리기엔 한없이 부족해 보였다.

서울 남현동 요지를 비롯해 전국 곳곳의 국가지정 문화재가 방치돼 있다.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아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엄격한 규제와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이미 폐허처럼 변해버린 곳도 있다. 관리 주체인 문화재청과 관할 구청은 부족한 예산과 인력으로 인해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적 제247호 서울 남현동 요지에선 빨랫줄 설치, 쓰레기 투기 등 문화재 훼손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5.15. sun90@newspim.com

◆ 국보·보물 38건 심각한 훼손, 관리 시급

1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가지정 문화재는 지난해 말 기준 총 399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국보(336건), 보물(2146건), 사적(505건)은 총 2987건으로 약 74%를 차지한다. 그러나 관리는 형편없는 상황이다.

문화재청이 2017년 실시한 국가지정 건조물 문화재(국보·보물) 정기조사 결과 점검 대상 문화재 202건 중 38건(19%)이 C~E 등급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훼손 상태에 따라 A~F까지 6개 등급을 매긴다. 경미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구조적 결함 또는 파손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 C~E 등급으로 분류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문화재는 18건(9%)이었으며, 정밀진단이 필요한 문화재는 8건(4%), 수리나 보수·정비 등 손상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문화재는 12건(6%) 등으로 조사됐다. 보물 제152호인 구례 연곡사 현각선사탑비는 균열 등이 발견돼 E 등급을, 보물 제1576호 김천 직지사 대웅전은 벽체 손상, 천장 변형 등으로 D 등급을 각각 받았다.

사적 제247호인 서울 남현동 요지도 대표적인 사례다. 남현동 요지는 삼국시대 백제 질그릇의 특징인 문살무늬를 가진 질그릇 조각들이 발견되면서 1976년 4월 사적지로 지정됐다. 서울지역에서 발견된 유일한 백제 가마터로, 백제 질그릇 생산 기술을 밝힐 수 있는 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43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실상 방치되고 훼손되면서 관리가 시급한 상태다. 나무판자와 화분, 플라스틱, 병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무허가 건물까지 지어져 있어 문화재로써의 가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백제 가마터 주변에는 울타리만 설치돼 있을 뿐 훼손을 막기 위한 폐쇄회로(CC)TV 등 보호 장치는 부족했다.

남현동 주민 지용해(70)씨는 "일반인들이 보면 여기가 백제 가마터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심지어 지난해까지는 무와 배추를 심던 밭이었다"고 전했다.

◆ "문화재 관리 예산 턱없이 부족…전문 인력도 없어"

국가지정 문화재 관리 주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다. 정부와 지자체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지정 문화재 관리·보호를 위해 수리나 필요한 시설의 설치, 장애물 제거 등을 명령할 수 있다. 국가지정 문화재를 손상하는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상의 징역형도 받을 수 있다.

문화재청과 문화재 관할 구청은 예산 문제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화재 관리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사적지 보존을 위한 지원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남현동 요지 관리 주체인 관악구청의 경우 남현동 요지 경관개선사업에 나섰지만 예산 부족으로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관악구청은 당초 이곳을 공원화하는 작업을 거쳐 역사문화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사업비 부족으로 울타리와 안내판을 재설치하는 수준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경관개선사업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1억원 수준인데 설계 비용과 안내판 설치비를 빼면 6000만원 정도로 사업을 추진해야한다"며 "탐방로를 마련하고 울타리와 안내판을 교체해 사적지라는 것을 알리는 것에 의미를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남현동 요지 곳곳에선 나무판자와 화분, 플라스틱 병 등 쓰레기가 발견됐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5.15. sun90@newspim.com

지자체가 1차적인 문화재 관리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를 수행할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문화재 전담 부서가 있는 곳은 서울과 부산, 인천 등 10개(58.8%)에 그친다. 기초지자체 226개 중에선 수원, 부여, 공주 등 12개(5.3%)에 불과하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관리를 위한 재정규모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화재청 재정지출 규모는 △2015년 6887억원 △2016년 7311억원 △2017년 7891억원 △2018년 8017억원 △2019년 9008억원 등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정부 예산 대비 0.18%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보존 사업과 전문인력 양성을 확대하려면 재정규모도 늘어야 한다"며 "현재 우리 정부 예산 대비 문화재청 재정지출 규모는 OECD 주요국가의 10년 전 수준인 0.3%보다도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sun90@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사진
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