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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배터리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기사입력 : 2019년05월20일 11:11

최종수정 : 2019년05월20일 14:45

이직자 "산업스파이 묘사, 모욕감 넘어 수치심 들어"
LG화학, 볼보 대규모 물량 수주...SK이노, 中에 두번째 공장 건설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소송의 내용은 마치 이직자가 SK이노베이션과 사전공모를 해 조직적으로 정보를 빼돌려 이용했다는 어감입니다. 이직자들을 산업스파이로 묘사하는 부분은 정말 모욕감을 넘어선 수치심을 느끼게 합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련 인력의 전직 및 기술 탈취를 둘러싸고 시작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까지 확산됐다. 그동안 양사가 회사 차원에서 공식 입장을 밝혀온 것을 넘어 이직 당사자가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LG화학 오창 전기차배터리 공장 생산라인. [사진=LG화학]

◆ LG화학 출신 SK이노 직원 "기술 빼내기 가능한지 의문...직원 고민 개선 나서야"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직장을 옮긴 76명 중 한 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 17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LG화학의 퇴직자들에 대한 잘못된 처신에 대해 호소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그는 "수년간 같이 동고동락하며 울고 웃던 식구들을 이렇게 매도해도 되는 건지 배신감보다 허무함이 앞선다"며 "이러한 현실을 물리적으로 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당초 청원인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업체명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으나, 국민청원 요건에 위배돼 추후 익명 처리됐다.

청원인은 이 글에서 이직자를 통한 '핵심 기술 빼내기'가 실제 가능할지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퇴직의사를 밝히면 정보보안팀에서 1~4개월가량 개인의 행보를 조사한다"며 "그럼에도 기술이 탈취됐다면 검사 과정에 문제가 있거나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닌 SK이노베이션도 보유하고 있는 일반적인 수준의 기술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왜 대한민국의 대기업인 LG화학에서 이렇게 많은 인원이 퇴사하는지 본질을 바라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다들 개인적인 사유와 인생의 목적에 따라 이직을 결정했겠지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해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 퇴직자들의 공통분모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 불합리한 기업문화가 있다면 신호가 감지되자마자 개선하고 또 개선해야 한다"며 "구성원들의 고민을 여러 창구를 통해 경청하고 그걸 개선하는 것이 숙제"라고 지적했다.

이 청원인은 정부에 이직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요청했다. 그는 "이직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산업스파이 같은 인격적 매도를 하는 현실을 물리적으로 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며 "개인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이 지원과 지지를 해주면 회사와 국가가 건강해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해당 청원에는 420여명이 동의한 상태며, 동의 의사를 표한 사람 중에는 또 다른 이직 당사자도 있다. 청원 마감일은 다음달 16일이다. 

전기차 배터리 연구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 법정 밖 車배터리 신경전 계속...양사 "독보적 기술력" 강조

특히 양사의 배터리 사업 신경전은 법정 밖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배터리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사실을 서로 경쟁하듯 보여주고 있는 것. LG화학은 대규모 수주 사실을 발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SK이노베이션도 생산량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15일 볼보자동차그룹과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에 적용될 리튬이온 배터리 장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제조사가 수주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계약상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서다.

이 때문에 LG화학 역시 공급 규모와 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밝히지 않은 채 볼보 프로젝트의 최종 공급자로 선정됐다는 내용만 전했다. 외신 등은 볼보가 LG화학 및 중국의 CATL과 10년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SK이노베이션도 중국에 두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신규 법인 및 공장 설립을 목적으로 총 58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장 부지나 생산라인 규모 등 세부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아직 않은 상태였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선(先)수주, 후(後) 증설' 정책을 펼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추가 수주가 있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투자를 적기에 진행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은 LG화학이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인력 빼가기'로 짧은 시간에 핵심 기술을 확보, 폭스바겐의 북미용 전기차 배터리 물량 등을 수주하면서 자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한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투명한 채용과정을 거쳐 자발적인 인력 이동이 발생한 데다 배터리 생산 기술이 달라 영업비밀을 빼올 필요 자체가 없다고 받아치고 있다.

uss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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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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