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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대한민국 개혁과제] ④신뢰 인프라의 구축, 언론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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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회심리학과 게임이론에서 많이 활용중인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이론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이는 두 사람의 협력적인 선택이 둘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으로 인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나쁜 결과를 야기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어떤 딜레마 상황에 처하게 되면 서로의 신뢰만이 최악의 결과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결책이 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가르쳐 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 경제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 투입요소는 지식과 기술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기본적인 요소는 ‘사회적 신뢰’라 할 것이다. 이 사회적 신뢰 수준이 낮은 국가는 경제사회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고속도로나 통신망 등과 같은 물질적 인프라가 경제사회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신뢰는 사회 구성원 간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여 경제사회 문제해결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회적 신뢰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불린다.

사회적 자본이 부족한 사회는 기초가 부실한 건물과 같다. 신뢰의 부족으로 사회구성원들은 서로의 선의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기만 할 뿐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신뢰 부족은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켜 국가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사람들은 정부 발표나 전문가의 이야기보다도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나 근거 없는 주장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로 인해 결국 경제를 포함한 국가 전체의 효율성과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를 두고 흔히 ‘신용사회’라고 한다. 신용사회란 개인의 신용이 공정하고 정확하게 평가되고, 이를 바탕으로 거래가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 신용사회에서는 신용이 없으면 경제생활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생활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 그런데 이 신용사회에서의 신용이란 개인의 재산 유무를 떠나 신뢰관계에 근거해 형성되는 사회적 신뢰이며, 그에 따른 책임을 동반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신용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 간의 신뢰구축이 중요하다. 사회적 신뢰는 사회구성원이 사회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하여 복잡한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사회적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 예컨대 허위공시, 허위보고, 허위보도, 위증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언론의 잘못된 보도, 속칭 찌라시와 인터넷 상의 유언비어 등 ‘아니면 말고’식의 풍토도 바로잡아야 한다.

언론은 대중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제공해줌으로써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준다. 또 사회의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여 국가나 사회의 길잡이 역할을 하며 때로는 국민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것이 정론(正論)이다. 이에 예로부터 언론을 사회의 목탁 혹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에 이어 제4부라고 일컬어 오고 있다. 그만큼 언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더욱이 사회구조가 점점 정보화되면서 그 중요성과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다.

이처럼 언론의 영향력이 지대한 만큼 사회적 책임 또한 그에 비례하여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언론사는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공정한 보도를 해나가는 자세를 새로이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소외계층이나 소수의 의견도 전달하는 통로를 자임함으로써 사회분열을 막고 국민통합을 이끌어내는 사회적 공기(公器)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국가사회의 어젠다(agenda)를 설정하고 국론을 통합하는 기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통로가 언론이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와 함께 정치, 경제계와 유착하지 않는 투명한 경영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언론의 중대한 사회적 책임이다. 언론이 윤리적 딜레마에 빠질 때마다, 시청률이나 구독률보다 공공성을 전제로 한 사회적 책임을 먼저 생각한다면, 대중의 호기심에 영합하는 선정적인 저질 프로그램이나 가짜 뉴스의 양산을 막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정치지형에 휘둘리지 않고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정론을 펼칠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 언론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훈갑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래서 언론의 위상이 더 높아졌고 국민들의 언론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고 언론사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언론이 그동안 보여 왔던 전통적 기능과 위상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즉 언론의 자유와 상업성은 강화되는 반면,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공적기능은 점차 퇴색되어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반기업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상업성에 치우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큰 문제라 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언론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은 막중하다. 이는 신문 같은 오프라인 매체뿐만 아니라 온라인 매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일상화되고 스마트폰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가 대중화된 시대에는 오히려 온라인매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언론은 사회의 방향키라는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고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힘써야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언론도 수익에 목매는 일반 장사치에 불과할 뿐이다. 아니 오히려 ‘언론’이라는 지위를 알량한 권력으로 이용하여 무고한 기업과 시민들에게 갑질을 일삼는다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더욱 공정하고 더욱 투명하며 더욱 신명나는 사회로 만드는 데 언론이 그 역할과 책임을 다 하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펜은 칼보다도 강하다’는 오래된 이야기를 다시금 실감할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철환 mofelee@hanmail.net

▶이철환= 금융인, 전 행정공무원. <암호화폐의 경제학> <뜨거운 지구를 살리자>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 등 저서 다수.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오리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재정경제원 인력개발과 과장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과장 △재정경제부 장관비서실 실장 △재정경제부 국고국 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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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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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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