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 여름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연준은 향후 몇달 내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내린 결정만큼 중요한 통화정책 결정을 내려야할 것"이라며 "올해 여름까지 금리를 50bp 인하하고, 필요할 경우 가을에 더 내리는 게 연준이 경기침체나 둔화에 대한 보험을 드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서머스 전 장관은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3.1%로 탄탄한듯 보이지만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경기 둔화 징후가 보인다면서 2분기 2% 미만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것은 놀랍지 않다고 했다.
서머스 전 장관의 '50bp 인하' 주장은 연준이 다음달까지 두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속해서 금리를 내려야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금리 인상·인하폭은 통상 25bp다. 연준의 FOMC는 이달 18~19일, 다음달 30~31일 각각 예정돼 있다.
◆ 월가, 인하 전망 봇물...바클레이스 "9월 한번에 50bp 인하"
서머스 전 장관의 주장으로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론에 불이 더욱 붙는 모양새다. 월가에서는 날로 고조되는 미중 무역갈등을 빌미로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오는 9월 한 번에 50bp의 인하를 단행한 뒤 12월 금리를 25bp 추가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은 9월과 12월 각각 25bp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을 거의 100%로 보고 있으며, 첫 인하가 9월에 이뤄질 가능성을 약 89%, 두번째 인하가 12월에 단행될 확률을 약 83%로 보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은 보도했다.
◆ 파월, 무역전쟁發 금리인하 시사.."적절하게 대응할 것"
특히,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무역전쟁에 강한 우려를 표명,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이같은 관측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미국 시카고에서 가진 연설에서 무역 전면전이 벌어지는 상황을 언급, "쟁점들이 언제쯤, 어떤 형태로 해소될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연준은 이에 따른 경제 펀더멘털의 파장을 면밀히 살피고 있고, 탄탄한 고용시장과 2% 목표치의 인플레이션을 근간으로 확장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전방위 무역갈등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만큼, 경제확장이 이어지도록 금리 인하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무역전쟁으로 인해 경기 타격이 발생하면 금리를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정책자들 사이에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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