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이철환의 대한민국 개혁과제] ⑧수평적 조직문화의 확산, 사회시스템 개혁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편집자주]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우선 경제적으로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야 한다. 그러나 경제발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물질적 풍요 이상으로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자유와 평등, 쾌적함과 여유로움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경제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경제적 성과를 따르지 못하는 후진적인 정치사회행태, 심각한 양극화와 갈등 구조까지 사회 통합을 가로막고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10회에 걸쳐 더불어 잘 살기 위한 개혁과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20세기 최고의 오케스트라 지휘자 두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 베를린 필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뉴욕 필의 레너드 번스타인일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여러 가지 면에서 두드러진 능력을 발휘했지만 그 스타일과 이미지는 상반된 것이 많았다. 카라얀이 평생 사적으로 단원들과 식사자리 한번 가지지 않았던 독선적인 카리스마였다면, 번스타인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설득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카라얀이 베를린 필의 상임지휘자 요청이 있자 이를 거절하는 모험을 통해 종신 총감독의 지위를 얻어낸 승부사였다면, 번스타인은 언제나 타협과 배려를 통해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내려 한 코디네이터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또 종신을 고집하다 단원들과의 불화로 끝내 사임에 이르렀던 카라얀과는 달리 번스타인은 적절한 시기에 주빈 메타에게 뉴욕 필을 물려주고 스스로 물러났다. 그리고 세계를 누비며 여러 유수 오케스트라를 지휘함으로써 종신지휘자 이상의 영광을 누렸다. 여기서 우리는 수직적이고 독선적인 리더십과 수평적이고 배려하는 리더십이 각각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게 된다.

그런데 미국 뉴욕에 있는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Orpheus Chamber Orchestra)는 아예 지휘자가 없다. 이 오케스트라에는 지휘자가 없는 대신 단원 모두가 토론을 통해 연주곡을 정하고 해석한다. 집단적이고 수평적인 의사 결정 방식이다. 기업으로 치면 마치 CEO 없이 직원들 협의를 통해 회사를 경영하는 격이다. 그럼에도 오르페우스는 미국 카네기홀에서 20년 이상 연속으로 공연하는 등 전문성과 실력을 높이 인정받고 있다.
파격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오케스트라단이 성과를 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자발성이다. 연주자 모두가 토론 과정에 직접 참가한 데 따른 만족감과 책임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연주할 때 남다른 자발적 열정을 보인다는 점이다. 둘째, 모두가 만족할 때까지 충분히 토론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그 결론에 모두가 진심으로 공감하게 된다는 점이다.

물론 이 오케스트라단의 독특한 운영 시스템은 소규모 집단, 그것도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집단에서나 가능할지 모른다. 조직 규모가 크고, 이질적인 집단들이 섞인 조직에도 집단 의사결정 방식이 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수평적이고 집단적인 의사 결정 방식으로도 조직의 역량을 충분히 끌어내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전통적으로 가장 수직적인 리더십을 요구했던 오케스트라에서 이것이 가능하다면, 기업을 비롯한 다른 조직에서는 오히려 더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수직적 조직문화란 조직 내에 계층이 엄격하게 나누어져 있는, 그동안 우리가 익숙해 있는 조직문화를 말한다. 상관과 부하라는 관계가 정해져 있고, 상관이 명령을 내리면 부하가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을 통해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비효율적인 요인이 많고 실제적으로 불평등과 차별성이 존재하며 관료화, 지휘권한 취득을 위한 경쟁적 근무태도 등의 단점이 있다. 유교문화에 젖어있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조직구조 또한 이 수직적 구조가 보편적이었다.

이에 반해 수평적 조직문화란 계층이 나누어져 있지 않으며, 평등하고 동등한 관계로 일을 수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수평적 조직문화는 기존의 권위적인 방식과 불필요하게 형식적으로 행해지는 절차들이 직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 생산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되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자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많은 기업들에는 기존에 존재하던 다수의 계급들이 사라지고, 꼭 필요한 절차만 남아있게 되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제 우리나라에도 이 ‘수평적 조직문화’가 꽤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적지 않은 기업에서 직원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직급을 없애고, 영어이름을 쓰거나 이름 뒤에 OO님, OO씨로 통일해 부르고 있다. 프로젝트나 팀에서의 리더도 개인의 업무 역량에 따라 신입이 맡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수평적 조직문화의 가장 큰 강점은 위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내려온 일을 묵묵히 수행해야 하는, 톱다운(Top Down) 방식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일에서도 개인의 자율이 어느 정도 존중된다.

그런데 장점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수평적 조직문화에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우선 조직 내에 많은 혼란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수직적인 문화에 익숙해 있던 조직 구성원들이 갑작스럽게 바뀌어버린 수평적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책임과 권한이 확실하게 정해졌던 이전의 방식과 달리 책임과 권한을 누가 가지는지가 불분명해지는 상태가 되자 문제에 대한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으려고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모든 일에는 반드시 결정권자가 필요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당연히 결정권자가 져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존재이지만 역할과 결정 권한까지 동등하게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수평적 조직문화는 팀원 중 누군가가 적임자라 생각되면 지위를 막론하고 리더의 역할을 맡기는 것이지, 모두가 어떤 상황에서든 동일한 권한을 가지고 움직이라는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회사에 사장도 대표도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의사결정에 필요한 시간이 줄어들 줄 알았던 기대와 달리 오히려 의사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늘어나는 결과도 초래되었다. 수직적 조직에서는 하나의 서류를 결제하기 위해 많은 지위의 사람들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 수평적 조직에서는 하나의 의사를 결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는 아무래도 자신의 계급이나 직책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 않으면 책임의식도 떨어지기 마련이어서 굳이 자신의 의견을 내려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고려할 때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위해서는 수평적 조직문화와 수직적 조직문화를 절충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즉 조직문화는 수평적으로 유지하면서 업무처리는 수직적으로 해 나간다면 두 측면의 장점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이철환 mofelee@hanmail.net

▶이철환= 금융인, 전 행정공무원. <암호화폐의 경제학> <뜨거운 지구를 살리자>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 등 저서 다수.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오리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재정경제원 인력개발과 과장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 과장 △재정경제부 장관비서실 실장 △재정경제부 국고국 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유시민 "李대통령 국민 속여" 靑 "왜곡"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청와대는 24일 현 정부의 검찰개혁을 두고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을 속였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유 작가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법적 대응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전경 [사진=뉴스핌 DB] 유 작가는 지난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 개혁은 우리가 생각한 검찰 개혁, 더불어민주당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며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검찰 개혁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목표다. 원래 최대치의 검찰 개혁의 목표는 이랬다. '검사들이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 기소 즉 소추를 담당하는 검사를 분리해서 수사하는 검사가 기소 역할을 겸하지 못하게 하자', '그리고 이걸 분리해서 법무부 안에 수사 담당하는 기관, 소추 담당하는 기관을 나누자' 이거였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작가는 당시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 '대통령이 이제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이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은 법무부 안에 '수사를 하는 검찰'과 '기소를 하는 검찰'을 나누는 것이 원래 검찰 개혁의 최대치라고 말했다. 이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며 "저는 단 한 번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pcjay@newspim.com 2026-09-24 18:31
사진
美법원, CNN 등 출입 복원 명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NN과 MS NOW, 폴리티코 등 3개 언론사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한 조치에 대해 미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24일(현지시각) 법원은 해당 언론사 기자들의 출입증을 즉시 복원하도록 명령했고, 백악관은 오전 한때 기자들의 출입이 계속 제한되는 혼선이 빚어진 뒤 이날 정오께 출입을 재허용했다. ◆ 美법원 "출입증 취소, 적법절차 위반 가능성"…백악관 결국 복원 미 워싱턴DC 연방법원의 팀 켈리 판사는 CNN과 MS NOW, 폴리티코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들 언론사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증을 즉시 복원하도록 명령했다. 이번 임시명령은 14일간 효력이 유지된다. 켈리 판사는 백악관이 기자들의 출입증을 취소한 조치가 헌법상 적법절차 권리를 침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출입 금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행정부가 제시한 국가안보 논리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법원 결정문에서 켈리 판사는 출입증 취소가 실제로 국가안보를 보호할 것이라는 주장에 충분한 사실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켈리 판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첫 임기 당시 지명한 판사다. 법원의 복원 명령이 나온 뒤에도 한때 세 언론사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이 제한됐다. 이에 CNN과 MS NOW, 폴리티코는 법원에 긴급 심리를 요청했다. 폴리티코는 자사 기자의 출입증이 압수됐다고 밝혔고, CNN과 MS NOW 기자들도 백악관 출입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언론운영 담당 책임자인 마이카 스토퍼리치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백악관이 오전 7시25분부터 기자들의 출입증 복구 절차에 들어갔으며, 오전 9시55분께 백악관 언론팀이 출입구에 출입증을 가져다 놓았다고 밝혔다. 이후 세 언론사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은 이날 정오께 재개됐다. ◆ 트럼프 "허구·거짓말"…시진핑 방미 당일 TV 풀 취재도 중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CNN과 MS NOW, 폴리티코가 대통령을 취재하면서 "허구와 거짓말"을 끊임없이 보도하고 있다며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조치를 국가안보 문제와 연결했다. 법무부 역시 이들 언론사의 일부 보도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하면서 미사일 비축량과 백악관 무도회장 건설 등에 관한 보도를 사례로 들었다. 반면 세 언론사는 출입 금지 조치가 미국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와 적법절차 권리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켈리 판사는 현재 기록만으로는 출입증 취소가 국가안보 보호에 필요했다는 행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백악관 방문 등 주요 외교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CNN은 ABC, CBS, FOX뉴스, NBC와 함께 백악관 TV 풀을 구성하는 5개 언론사 중 하나다. TV 풀은 대통령 관련 취재를 분담하고 촬영 영상을 다른 언론사에 제공한다. CNN 등에 대한 출입 금지 이후 TV 풀에 참여하는 언론사들은 CNN과의 연대 차원에서 공동 취재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목요일 오전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했을 당시 TV 풀 카메라가 설치되지 않았고, FOX뉴스와 MS NOW, CNN은 두 정상의 도착 행사를 생중계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시 주석을 환영하면서 사진기자들을 향해 중국 기자들이 가장 우호적인 언론인들이라는 취지의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편 켈리 판사의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언론 관련 소송에서 법적 차질을 겪은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아이오와주 법원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디모인 레지스터 신문과 여론조사 전문가 J. 앤 셀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스콧 비티 아이오와 지방법원 판사는 해당 여론조사가 법적으로 보호되는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9월 24일(현지시각) CNN 백악관 특파원 베시 클라인이 출입 복원을 명령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출입 권한을 되찾은 후 백악관에서 취재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wonjiun@newspim.com 2026-09-25 0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