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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축수업에 엄마 대신 할머니가...아이들은 '희희낙락'

기사입력 : 2019년07월03일 15:01

최종수정 : 2019년07월03일 15:37

‘학비연대’ 파업으로 급식대란 돌봄대란 우려
학부모 “불편한 것 있어...크게 걱정은 안해”
“친구들과 놀 거다”...단축수업에 신난 아이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규모 총파업이 시작된 3일 파업의 여파로 일부 학교들이 급식을 실시하지 못하면서 단축수업을 진행했다. 평소보다 일찍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은 불편을 호소한 반면, 아이들은 단축수업에 놀 시간이 생겼다며 신나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는 학부모들은 평소 하교시간보다 1시간 일찍 아이들 마중을 나와 있었다. 4교시가 진행되는 수요일은 낮 12시 30분쯤 하교해야 하지만 이날 총파업으로 학교가 급식을 실시하지 않은 채 단축수업을 했기 때문이다.

20여명의 학부모들은 무더운 날씨에 부채와 미니 선풍기를 손에 들고 연신 땀을 닦으며 건물 아래 그늘에서 햇빛을 피하고 있었다.

오전 11시 40분쯤 아이들이 하교할 시간이 가까워지자 학부모들은 정문 앞으로 모여들었다. 일부 학부모는 아이가 언제 나오나 확인하기 위해 까치발을 들고 학교 건물 이곳저곳을 살펴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대체로 단축수업과 급식 미실시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맞벌이 부모 대신 손자를 마중 나온 조모 윤영순(70)씨는 "원래도 마중 나오는 편이었지만 오늘은 특히 급식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더 일찍 나왔다"며 "아이가 점심을 못 먹으니 식당에 가서 사먹여야 한다"고 했다.

손녀를 데리러 온 문재숙(63)씨도 "날도 더워 죽겠는데 이번 일로 학교에 왔다 갔다 하려니까 아무래도 불편하다"면서도 "잘 해결돼 모두가 잘 되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학교 비정규직 파업 첫날인 3일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가 단축 수업을 시행해 가정에서 식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2019.07.03 alwaysame@newspim.com

아이들은 점심을 먹지 못한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교문 이곳저곳을 활보하고 다녔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뭐 하고 놀거냐", "지금 어디 갈거냐" 등 놀 궁리에 즐거운 모습이었다.오전 11시 50분쯤 선생님 인솔 아래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학교가 일찍 끝난 것에 기뻤는지 인솔 선생님보다 앞서 정문으로 뛰었다.

김동현(11) 군은 "점심을 못 먹어서 배가 고프긴 하지만 학교가 일찍 끝나 좋다"며 "집에 빨리 들렸다가 친구들과 놀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급식을 먹고 애들끼리 모여 노는데, 오늘은 급식을 안 먹으니까 애들이 다 집에 들렸다가 다시 나올 것 같다"고 말한 뒤 친구들과 놀기 위해 집으로 향했다.

학교 측은 '급식대란' 예방 차원에서 6교시로 진행되는 목요일 시간표와 4교시로 진행되는 금요일 시간표를 교체했다. 정상 급식이 진행되는 금요일에 6교시를 진행하고 급식이 실시되지 않는 목요일은 4교시만 진행한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5~6학년의 경우 방과후 학교 참여 학생 중 가정에서 식사가 불가능할 경우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공지했다"며 "맞벌이 등 가정에서도 식사가 불가능한 아이들은 자체 파악 후 빵이나 우유 등 간식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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