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이언스 가입·CI 교체 등 굵직한 사안 '척척'
직원 소통 강화..."사명 변경 과정서 임직원 의견 청취"
내년 2분기부터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박차'..."최선 다할 것"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현대상선이 한국 해운 부활의 신호탄이자 재도약을 위한 기회인 오는 2020년을 6개월 앞두고 본격적으로 닻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은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환경규제가 적용되는 첫 해인 동시에, 현대상선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받기 시작하는 원년이다.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 [사진=현대상선] |
그 중심에는 '취임 100일'을 맞는 배재훈 현대상선 대표이사(사장)가 있다. 배 사장은 지난 3월 현대상선호(號)의 방향키를 잡은 후 회사의 CI(Corporate Identity) 변경과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 등 굵직한 사안들을 척척 성공시키며 거침없이 바닷길을 가르고 있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배 사장은 오는 4일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지난 3월 말 유창근 전 사장의 바통을 넘겨받고 현대상선에 승선한지 어느덧 세 달이 훌쩍 넘었다. 이 기간 배 사장은 맨 앞에서 동분서주하며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이끌어왔다.
특히 현대상선이 오는 2020년을 글로벌 '톱클래스' 선사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으로 삼을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다. IMO2020 등 글로벌 해운업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적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CI 교체 '성공적'
현대상선은 최근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정회원으로 가입, 안정적으로 선대를 운영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배 사장이 해양수산부 등과 함께 해외 선사들을 직접 만나 적극적으로 협상을 추진한 결과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독일의 하팍로이드와 일본의 원, 대만의 양밍의 뒤를 이어 네 번째 '디 얼라이언스'의 회원사가 됐다. 내년 4월부터 향후 10년간 선박 공유 등 협력에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현대상선은 이번 해운동맹 가입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영업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 3년여간 2M과 미주항로와 구주항로에서 선복교환 및 선복매입 등 제한적인 협력을 유지해온 것과 달리 모든 조건에서 기존 3사와 동등한 자격을 적용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배 사장은 지난 5월 현대상선의 CI 교체 작업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 2016년 8월 현대그룹에서 완전 분리된 후로도 계속 써오던 CI를 이번에 리뉴얼한 것. 이를 통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것은 물론, 기존 현대상선 직원들과 새로 합류한 한진해운 직원들을 통합하는 효과도 낼 방침이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국내에서는 한글로 표기된 '현대상선'을, 해외에서는 'HMM(Hyundai Merchant Marine)'을 CI로 사용해왔다. 사실상 사업 대부분이 해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HMM'으로 불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따라서 새 CI는 기존 'HMM'를 바탕으로 하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현대상선의 포부와 비전, 고객과의 동반 성장을 꿈꾸는 의지를 담았다.
배 사장은 'CI 선포식'에서 "현대상선의 브랜드 가치와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새로 리뉴얼한 CI가 첫 걸음을 내딛는 의미 있는 날"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저력을 바탕으로 힘을 하나로 모아 2022년 글로벌 톱클래스 해운선사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지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이후 현대상선은 국내외 모두에서 통합된 CI(HMM)를 사용하고 있다.
◆ 임직원 소통 '앞장'...사옥에 '의견 수렴함' 설치
특히 배 사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앞장서고 있다. 임직원 선호도 조사를 통해 새 CI를 최종 확정한데 이어 사명 변경을 위한 아이디어도 모으고 있는 것. 이를 위해 현대상선의 연지동 사옥 1층에는 지난달 '의견 수렴함'이 설치됐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사명 변경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단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의견 수렴함을 설치했다"며 "별도의 기한 없이 직원들의 생각에 귀기울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배 사장은 부산에서 근무하는 해상직원 150여명과 함께 '안전운항 결의대회'를 개최, 태종대 일대를 트레킹하고 CEO 특강을 진행하는 등 화합과 소통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직원들이 각자 현장에서 한마음으로 솔선수범해야 안전운항을 이뤄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배 사장은 지난해 주문한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이 순차적으로 인도되기 시작하는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해 9월 국내 조선 '빅3'에 2만3000TEU급 12척과 1만5000TEU급 8척 등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문한 바 있다.
특히 해당 컨테이너선에는 IMO의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스크러버(황산화물 저감설비)를 설치, 유류비를 줄여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사장은 최근 '디 얼라이언스 가입 발표' 브리핑에서 "현대상선 경영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경영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