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열대성 폭풍 배리(Barry) 상륙에 따른 원유 생산 차질 우려에도 불구,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 전세계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유가는 전날 기록한 7주래 최고치에서 후퇴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 보다 배럴당 23센트(0.4%) 하락한 60.9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도 49센트(0.7%) 내린 66.5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OPEC의 2020년 원유 수요 전망은 열대 폭풍 우려로 야기된 유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OPEC은 월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전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평균 2927만배럴(bpd)으로, 올해 보다 134만배럴(bpd)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베스팅닷컴의 바라니 크리슈난 선임 상품 애널리스트는 "OPEC 회원국 이외 국가, 특히 미국의 생산이 여전히 OPEC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원유 시장의 단기 관심사는 열대성 폭풍 배리 우려에 따른 걸프만 정유 업체들의 생산 중단 소식이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강한 폭우를 동반한 열대성 폭풍 '배리'가 멕시코만 북동부 걸프만 해역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NHC는 배리가 시속 74마일까지 이르면서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미 안전환경집행국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멕시코 걸프만 인근 정유 업체의 약 32%가 가동을 중단했으며 약 18%의 천연 가스 생산이 중단됐다.
또 쉐브론(Chevron)과 로열 더치 셀(Royal Dutch Shell), BP, 아나다코 페트롤리엄(Anadarko Petroleum), BHP그룹을 포함, 최소 17곳의 주요 정유 업체들이 멕시코만에서 이미 철수한 상태다.
필립스66(Phillips 66)은 루지애나주(州) 생산시설에서 철수하고 일 평균 25만3600배럴(bpd)의 원유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소재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폭풍마다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라며 "공급 측면에 피해를 줄지 수요 측면에 더 큰 피해가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계속되는 중동 정세 불안도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영국 정부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속 무장 선박 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영국 유조선의 항해를 방해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선박들은 영국 해군의 경고를 받고 철수했다.
올리비어 제이콥 페트로매트릭스 석유화학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지난주 이란이 이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었다"며 "부분적으로 예상됐던 일"이라고 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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