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9일(현지시간) 완만하게 상승했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지정학적 긴장감과 이른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 소식이 유가 상승 재료가 됐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세계 경제 모멘텀을 둔화하고 원유 수요를 억제하면서 상승은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 보다 배럴당 17센트(0.3%) 상승한 57.83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도 5센트(0.1%) 상승한 64.1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이른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120만 배럴 수준으로 감산 정책을 내년 3월까지 9개월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OPEC+의 감산 정책과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브렌트유는 올해 들어 20% 가까이 올랐다.
이날 유가 상승을 이끈 것은 영국령 지브롤터자치정부의 이란산 유조선 억류에 대한 이란 군 당국의 발언이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군 관료는 영국의 이란 유조선 억류한 것에 대해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말해 양국 간 긴장이 고조 됐다.
미즈호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 담당 이사는 로이터통신에 "영국 지브롤터령에 대한 이란 군의 발언이 시장의 매수 심리를 키웠다"고 말했다.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두고 이란과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와의 갈등도 높아진 상황이다.
EU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제한(3.67%) 파기 발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느낀다"며 핵 합의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유가 상단은 세계 경제 성장세를 약화시키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우려로 제한됐다.
미·중 정상은 이번주 무역 회담에 재차 나설 예정이나, 시장 전문가들은 양국의 이견 차가 좁혀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있다.
한편,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하루 평균 15만배럴(bpd) 감소한 107만배럴(bpd)로 예상했다.
리포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무역 전쟁과 관세 때문"이라며 "미중 무역 전쟁에서 진전이 보이지 않자 EIA가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IA는 올해 원유 수요 전망을 6차례 하향 조정했다.
시장은 또한 내일 오전 EIA의 미국 원유 재고량 발표를 앞두고 재고량 감소를 예측하면서 지지를 받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은 310만배럴 감소로 4주 연속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EIA는 올해 미국 원유 생산량 전망을 하루 평균 1236만배럴(bpd)로, 지난달 전망치 1232만배럴(bpd)에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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