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8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과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유가 상승 호재를 제공했지만 세계경제 성장 둔화가 원유 수요 전망을 흐릴 것이라는 우려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 보다 배럴당 15센트(0.3%) 상승한 57.66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9월물은 12센트(0.07%) 하락한 64.11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의 핵협정 위반에 따른 긴장감으로 유가는 상승 곡선을 그렸으나,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 상승 폭은 제한됐다.
8일 이란은 지난해 미국의 일방적인 2015년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에 대응해 우라늄 농축도가 4.5%를 넘었다며 핵합의 이전 농축도인 20%까지 올리고 원심 분리기를 재가동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단계적 압박에 나선 이란에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강대강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란 핵협정은 이란과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이 2015년 체결한 것으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해 주기로 한 것이 골자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현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의 원유 수출 개선 가능성을 매우 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국제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을 흐려 수요 전망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여전히 하락 압력에 놓여 있다.
일본의 5월 핵심 기계 수주가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감소폭은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글로벌 무역 긴장감이 기업 투자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캐롤라인 베인 수석 상품 연구원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원유 수요를 짓누를 것"이라며 "이른바 OPEC+가 향후 9개월 간 하루 120만배럴 수준으로 감산을 연장했다 하더라도 유가의 하단을 결정하는 최소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은 OPEC 관료들이 세계 교역 논쟁 및 이란과 미국·유럽의 서방 국가들 간의 긴장감이 원유 수요에 미칠 위험을 면밀히 주시하는 가운데 나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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