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검찰 생활뒤 소비자원 등 거쳐 2016년 다시 검찰에
이달초 사의 표명…11일 내부통신망에 사직인사 게재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이달 초 사의를 표명했던 정병하(59·사법연수원 18기) 대검찰청 감찰본부장이 검찰 구성원들에게도 사직 의사를 분명히 했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정병하 본부장은 전날 저녁 검찰 내부통신망에 ‘사직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검찰 가족 여러분께 다시 작별을 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본부장은 “약 24년간 검찰에서 생활하다 외부기관 4년, 다시 검찰로 돌아와 3년의 공직을 마치고 자유로운 시민으로 돌아간다”고 운을 뗐다.
또 “부임할 때 검찰 구성원들이 공정하고 청렴하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밑거름 역할을 충실히 하여 검찰의 신뢰도가 나아지도록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전력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괴롭고 비난 받는 일이 많았다”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해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게 한 것은 아닌지 불편한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
정 본부장은 “(검찰이) 도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의 새로운 응전이 필요할 때이기에 물러나기로 했다”며 “완성하지 못한 숙제를 남기고 떠나는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청 사람들의 가슴은 따뜻하다’고 믿는다”며 “따뜻한 사람들이 국가의 법 의지를 수호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한다는 믿음을 줄 때 검찰에 대한 신뢰는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은 젊은 시절에는 자긍심을 심어줬고 나이가 들어서는 한없이 겸손함을 가르쳐 주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또 “세상과 삶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좌절하거나 불평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뜻대로 되지 않기에 뜻밖의 행운도 만나게 되는 것”이라며 “작별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배우고 더 성장하는 기회를 갖게된다”고 덤담했다.
정 본부장은 1989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해 24년간 검사로 일하다 2012년 7월부터는 3년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2016년 6월 개방직인 대검 감찰본부장으로 임용됐다.
한편 지난달 17일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이후 사의를 표명한 검찰 고위 간부는 송인택 울산지검장(56·21기), 봉욱 대검 차장검사(54·19기), 김호철 대구고검장(52·20기), 박정식 서울고검장(58·20기), 이금로 수원고검장(54·20기) 등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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