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들리 뱁슨 “제재 품목 아닌 분야의 교역 늘어”
윌리엄 브라운 “지난해 바닥친 뒤 약간 증가한 수준”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북한과 중국의 교역이 유엔의 대북제재를 훼손할 가능성은 적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교역 규모가 과거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며 품목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3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홍콩무역발전국(HKTDC) 연구소는 중국 해관총서를 인용, 북한과 중국의 지난 6월 무역 총액이 2억2663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의 수입은 2억1256만달러, 수출은 1406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월과 비교해 각각 4.1%, 8.5% 오른 수치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북한의 상반기 교역 총액은 수입 11억4446만달러, 수출 1억833만달러를 합해 총 15억527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로 지난해 반토막이 났던 북중 교역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최근 중국인의 북한 관광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29일 VOA에 “북중 교류 확대는 북한에 방대한 경제제재를 가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신호”라고 말했다.
뱁슨 고문은 “광물 등 주요 제재 품목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교역이 늘고 있다”며 “이는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최근 북중 교역의 핵심 품목이 제재 대상이 아닌 시계 부품과 운동화, 가발 등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브라운 교수는 이어 “현 상황은 북중 교역이 회복되는 게 아니라 지난해 바닥을 친 뒤 10% 정도 약간 증가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올 상반기 교역 규모는 2~6년 전 같은 기간의 통계와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으로, 북한의 교역은 계속 제한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IBK북한경제연구센터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북중 무역은 증가했으나 제재 이전 수준과 격차는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최근의 북-중 교류 확대가 대북 제재를 다소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중의 밀착으로 제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지난 북중 교역 역사를 보면 상황에 따라 기복이 적지 않았고, 올 상반기 교역 규모 만으로 상황을 전망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