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13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첫 정식 재판
김 전 차관 법정 출석…2013년 의혹 이후 6년만
김 전 차관 “온갖 비난 감수하며 침묵 강요당해”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3년 ‘별장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첫 정식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13일 오전10시30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차관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전 차관은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갈색 뿔테 안경을 착용한 김 전 차관의 얼굴엔 하얀 턱수염이 자라 있었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과는 달리 정식 재판에서 피고인은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5월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05.09 kilroy023@newspim.com |
김 전 차관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전체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은 이미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나 무혐의 처리가 났고 피해자의 기존 고소에 대한 재정신청 기각도 확정됐다”며 “전임 법무부 차관이란 이유로 온갖 비난과 낙인을 감수한 채 침묵을 강요당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검사의 증거 역시 과거 사실에 대한 객관적 물증은 찾아볼 수 없어 그 (증거) 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건 관계자들 진술도 10여년 전의 불분명한 기억들로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사위의 권고를 받아 (객관적 증거 없이) 오직 처벌만을 위해 뇌물죄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일시나 장소 등이 특정되지 않는 등 작위적으로 공소사실을 구성해 이는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김 전 차관 측은 “윤중천과 사업가 최 씨로부터의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되도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입증이 없어 처벌하기 어렵다”며 “헌법과 형사소송법에서 명시한 바대로 무죄 추정의 원칙에서 출발해 합리적 의심이 없도록 면밀히 살펴 유무죄를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입수한 동영상 및 사진에 대한 전문 감정 결과를 증거로 제출하는 한편 해당 감정인을 증인으로 신청해 객관적 증거 자료를 통한 혐의 입증에 나설 뜻을 전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재판은 윤중천 씨가 증인으로 출석하는 다음 공판기일부터 본격적인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건설업자 윤 씨에게 1억3000만원을, 2003년 8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또 다른 사업가 최 씨로부터 3950만원을 수수하는 등 총 1억7000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6년 여름부터 이듬해 12월까지 김 전 차관이 강원도 원주 별장 등지에서 받은 성접대도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검찰은 지난달 말 김 전 차관이 차명계좌를 통해 최 씨로부터 1000여만원의 금품을 추가로 받은 혐의를 확인해 공소사실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차관의 뇌물액은 1억8000만원대로 늘었다.
또 최근 김 전 차관이 2000년대 초반부터 모 저축은행 회장 김 모 씨에게서 1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면서 검찰은 추가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번 1억원대 뇌물이 더해질 경우 김 전 차관의 전체 수뢰액은 3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김 전 차관의 다음 재판은 2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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