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 수백명이 검은색 옷을 입고 13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돌아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국제공항은 전날 시위대의 연좌농성으로 여객기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가 이날 오전 운항을 재개했지만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국제공항을 점령한 시위대 규모는 전날 오후 수천명에 달한 뒤 이날 아침 소규모로 줄었지만 이날 오후 수백명으로 늘었다.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를 하던 여성이 경찰이 쏜 빈백건에 오른쪽 눈을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하자 분노한 시민들이 홍콩 국제공항에서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2019.08.12 [사진= 로이터 뉴스핌] |
AF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각각 전날 오후와 이날 아침 시위대 규모를 5000여명, 약 50명이라고 전했다.
홍콩 국제공항은 이날 오전 6시(한국시간 오전 7시) 탑승 수속 등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지만, 전날의 시위대 점거로 인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만 항공편 300여편이 취소됐다. SCMP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이날 오후 11시 55분까지 이륙과 착륙이 예정됐던 각각 160편, 150편의 항공편이 취소(이날 오전 8시 기준)됐다.
현재 공항 당국은 추가 시위에 대비, 비상 센터를 가동했다면서 승객들의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수천 명의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 터미널에서 연좌 시위를 벌여 탑승객들이 출국 수속 등을 밟지 못하면서 여객기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시위대는 범죄인 인도 법안 완전 철폐를 요구하고 경찰의 과잉진압 등을 규탄하며 지난 9~11일 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였다.
12일 시위는 예정에 없던 것이지만, 그 전날 침사추이 지역에서 한 여성 시위자가 경찰이 쏜 빈백 건(bean bag gun)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하자 분노한 시위대가 또다시 공항을 점령했다.
시위대 일부는 붕대로 머리를 감싸 한쪽 눈을 가린 채 연좌 시위에 참가, 부상을 입은 시위 참가자에게 유대감을 표시했다.
시위대는 11일 홍콩 침사추이, 쌈써이포, 콰이청, 코즈웨이베이 등에서 게릴라식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허가받지 않은 집회라며 최루탄을 쏘는 등 또 다시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로 인해 4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송환법안 반대 시위는 지난 6월 9일부터 본격화해 두 달여 지속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위가 격화되자 군개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12일 중국의 홍콩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 산하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송환법안 반대 시위를 '테러리즘'에 비유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의 양광 대변인은 "최근 며칠 동안 시위대는 경찰을 공격하기 위해 극도로 위험한 도구를 자주 사용했다"며 "이는 테러리즘의 싹이 트는 중대한 범죄로 간주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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