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에서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인한 사망자가 5일(현지시간) 30명으로 늘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하마 정부 관계자들은 CNN방송에 이날 저녁 사망자가 30명으로 늘었다며 최종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공식 사망자는 23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 수천명 가운데 대다수가 어린이로 파악됐다. 6살 남동생이 폭풍해일에 휩쓸려간 리처드 존슨은 "몇 초도 안돼 강풍이 지붕 위에 있던 남동생을 물속으로 끌고 갔다"며 "현 상황에서 (남동생을 찾는 것은) 희망적이지 않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바하마 프리포트를 휩쓸고 간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인해 육지로 올라와 고립된 배들. 2019.09.05.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인구 40만명의 섬나라 바하마는 도리안으로 초토화된 상황이다. 도리안은 지난 1일 최고등급 5등급의 위력을 지니고 상륙, 이틀간 바하마를 휘젓고 갔다.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도리안은 3.7~5.5m의 폭풍해일을 일으켰다.
피해가 집중된 지역은 바하마 북부의 아바코 제도로, 이 지역의 항구, 상점, 병원, 항공기 착륙장 등 공항 시설은 무참히 파괴됐다.
재난 위험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설팅회사 '카렌 클라크 앤드 코'는 바하마의 손실액(보험·비보험 모두)을 총 70억달러(약 8조4000억원)로 잠정 추정했다. 건물 운영 중단 및 사업 중단의 경우도 포함돼 추산된 금액이다.
두안 샌즈 바하마 보건부 장관은 "살면서 이런 일을 겪어 본 적이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쑥대밭이 된 바하마에는 구호가 이어지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EP)은 540만달러(약 64억7000만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통해 3개월간 3만9000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8만톤의 비상식량을 배분하는 데 초점을 둘 예정이다.
미국 대외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는 항공기에 위생용품, 물통, 양동이, 플라스틱 시트 등 3만1500명 분의 구호물품을 싣고 바하마에 이날 오전 도착했다. 또 USAID는 화재진압·구조대 등 '재난지원대응'팀을 파견, 생존자 수색 작업에 착수했다.
유럽에서도 구호의 손길이 이어졌다. 네덜란드는 바하마에서 남동쪽으로 약 1770km 떨어진 네덜란드 령 신트마틴 섬에서 보급품을 실은 해군 함정 2척을 파견했다.
영국 해군 함정 1척도 구호 활동에 참여했으며 자메이카는 바하마의 아바코 제도와 그랜드바하마 섬의 치안을 위해 150명의 군병력을 파견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도리안은 북상해 미국 조지아주(州)와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주 등 미국 남동부 해안에 상륙해 폭우를 쏟아내고 있다. 2등급으로 세력이 약화됐지만 수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강력하다.
5일(현지시간)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초토화된 바하마 프리포트 지역. 2019.09.05.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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