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료·디스플레이·센서·약물전달체 응용 기대
KAIST 김범준 교수팀 연구성과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KAIST(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김범준 교수 연구팀은 빛에 의해 모양과 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스마트 마이크로 입자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아주 작은 입자의 모양이나 색을 원하는 대로 가공(fabrication)할 수 있게 되면 군용장비의 위장막(artificial camouflage), 병든 세포만 표적하는 약물전달캡슐, 투명도·색이 변하는 스마트 윈도우나 건물외장 인테리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 입자의 모양과 색 변화 연구는 주로 약물전달이나 암세포 진단과 같은 생물학적 응용을 위해 산도(pH), 온도, 특정 생체분자 같은 물리화학적 자극과 관련해 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런 자극들은 의도하는 국소부위에만 전달하기 어렵고 자극 스위치를 명확하게 켜고 끄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었다.
반면 빛은 원하는 시간 동안 특정부위에만 쬐어줄 수 있고 파장과 세기를 정밀하게 조절, 선택적·순차적으로 입자 모양을 변형시킬 수 있어 해상도 높은 자극으로 주목받는다.
빛에 반응하여 분자구조의 변화가 일어나는 게면활성제와 이에 따라 모양과 내부 구조가 바뀌는 스마트 블록공중합체 입자의 일러스트레이션 [자료=KAIST 김범준 교수] |
하지만 기존 빛에 감응하는 스마트 입자는 제작방법이 복잡하고 편광방향으로의 길이 연장만 가능한 등 정밀한 모양변화가 어려워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빛에 의해 분자구조가 변해 친수성 정도나 광학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계면활성제를 개발했다. 이어 이들의 자가조립방식을 기반으로 빛에 반응해 모양과 색깔이 변하는 수 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스마트 입자를 대량으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빛을 쬐어준 시간과 파장에 따라 구형에서 타원체, 튤립, 렌즈형태 등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한편 입자의 색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100μm 이하의 국소 부위에만 빛을 조사함으로써 원하는 위치에서 원하는 모양을 정교하게 유도할 수 있다.
특히 반응하는 빛의 파장이 서로 다른 계면활성제를 활용하면 입자 모양의 변화를 여러 단계로 조절하거나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리는 변화가 가능하다.
이런 스마트 입자로 만들어진 박막이나 용액은 그 성질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정보를 담거나 신호를 넣을 수 있는 스마트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범준 교수는 “빛을 이용해 모양과 색이 조절되는 스마트 입자 제작 플랫폼을 개발한 것으로 빛을 신호로 국소부위 입자의 성질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스마트 디스플레이, 센서, 도료, 약물전달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논문명 “Light-Responsive, Shape-Switchable Block Copolymer Particles”)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잭스(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 4일 게재되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