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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로 살아남기]⑩ "아들에게 떳떳해지고 싶었다" 전직 조폭 '박훈'

기사입력 : 2019년09월15일 10:00

최종수정 : 2019년11월19일 14:21

조폭 출신 수감생활만 15년...청소년들에게 "나같이 살지 마라"
그만의 손재주, 작가와 화가로 제2인생 꿈꾸다

[인천=뉴스핌] 김지완 기자 = 인천 주안역 부근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만난 유튜버 박훈 씨는 과거 조직폭력배였다. 인천 주안식구파 부두목까지 했던 인물이다. 소년원을 포함해 교도소에서 보낸 세월만 15년에 이른다.

2016년 출소 후 조폭 생활을 정리한 그는 '박훈TV' 채널을 개설하고 유튜버로 변신한다. 그리고 조폭 세계의 민낯을 여과 없이 방송으로 내보낸다. 낮에는 도배, 수도·전기·하수구·변기 유지보수, 곰팡이 제거 같은 건물관리 일로 생업을 이어간다. 주말에는 타고난 손재주로 그림 공부를 하며 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때 그가 인천 주안을 근거지로 여러 유흥업소를 거느리며 200여 명의 종업원을 고용했던 것을 생각하면 180도 달라진 삶이다.

[인천=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훈 씨가 2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의 한 카페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6.27 alwaysame@newspim.com

◆ "아들에게 떳떳해지고 싶었다"

그가 유튜버가 되기로 결심한 건 초등학교 1학년 아들 때문이다. 아들 앞에서 떳떳해지고 싶었다. "처음엔 고민이 많았죠. 떳떳한 과거도 아닌데 그냥 이렇게 묻고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어요."

하지만 8살 아들이 언젠가는 아빠에 대해 알게 될 거라 생각하니 그럴 수 없었다. 그때 이 유튜브 영상들을 통해 아빠를 설명하고 싶었다. 한때 잘못된 삶을 살았지만, 뉘우치고 열심히 산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단다. 그러면 아들도 아빠의 과거를 용서하고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조폭과 교도소 얘길 주요 소재로 삼은 건 비단 자신의 '과거'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조폭과 교도소를 경험해 보고 나서야 나쁘단 걸 알았어요. 하지만 제가 올린 영상들을 본 청소년들은 경험해 보지 않고도 건달 생활과 교도소가 얼마나 나쁜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이 내가 지나온 삶을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물론 유튜브를 하며 어두운 세계와도 완전히 단절했다. 주변에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고, 유튜브를 통해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이어가면서다. 또 유튜브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겼다고 전했다.

"유튜브를 하면서 7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어요. 뿐만 아니라 수백만원대 광고·협찬도 들어옵니다. 최근 유튜브 광고 승인이 나면서 수익도 날 수 있을 겁니다."

유튜브가 인기를 끌면서 요즘은 의류업체, 족발집, 미용실 등에서도 광고 요청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실제 그가 이용한 미용실이 방송 다음 날 '박훈TV' 보고 왔다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단다. 블랙박스·선팅을 협찬한 카센터 역시 홍보효과를 만끽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께 월 1000만원 이상 수익도 기대된다고 그는 활짝 웃었다.

◆ 특별한 손재주, 무궁무진한 그만의 잠재력

비전은 명확했다. 박씨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광고수입도 크지만, 내 미술 작품을 홍보하고 캐리커처 등을 팔 계획"이라고 했다.

박훈씨가 인천의 한 화실에서 유화를 그리고 있다. [사진=박훈TV]

박씨는 소년원 출소 후, 밤에 유흥업소를 전전하면서도 2년 넘게 낮에는 디자인 학원을 다녔다. 당시 학원생 가운데 처음으로 대우전자에 가전제품 전시물 등에 쓰이는 POP 디자이너로 채용된 적도 있다. 다만 배움이 짧아 창피하단 생각에 입사를 포기했다고 한다.

그는 중학교 때까지 한글을 깨우치지 못했다. 칠판의 판서를 그림으로 이해하고 그대로 받아썼다고 한다. 각 과목 선생님 글씨체를 흉내내 그대로 필기를 하다 보니 노트마다 글씨체가 달랐다고도 했다. 이런 경험이 그가 남다른 관찰력을 갖게 된 배경이 됐다.

그는 수감 중 그림 삽화가 들어간 동화책, 한자책 등 여러 권의 책을 만들었다. 이 책들은 현재 출판을 준비 중이다. 또 교도소 수감 동료가 '눈사람 미역국'이란 책을 썼는데 이 책의 삽화를 모두 그가 그렸다고 한다. 이 책은 현재 서점가에서 팔리고 있다.

그의 손재주는 비단 그림에만 그치지 않았다. 최근 '한겨레체'라는 폰트를 개발해 특허청 심사가 진행 중이다. 특허청으로부터 모든 글자가 한 획으로 돼 있는 이 글자는 알아보기 쉽고, 특성상 속기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씨는 변변한 장비 하나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 "주변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유튜브를 권합니다. 잘하면 외국에서 돈도 준다고. 이런 거야말로 애국이고, 합법적으로 돈 벌 수 있는 길이라고."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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