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런던의 에펠탑’ 지향했던 115m 조형물 ‘오르빗’, 부채에 허덕

기사입력 : 2019년09월11일 15:18

최종수정 : 2019년09월11일 15:18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1964~)이 과거 런던시장 시절에 의욕적으로 만들었던 115m 높이의 올림픽 조형물이 부채의 늪에 빠졌다. 보리스 런던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런던시장으로 재직했는데, ‘제30회 런던 하계올림픽(2012)’을 맞아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자유의여신상에 필적할만한 조형물을 건립하고자 했다.

이에 각국의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조형물 디자인을 공모했고, 최종적으로 인도 출신의 영국 작가 아니쉬 카푸어(1954~)의 작품이 채택됐다. 카푸어는 영국 현대미술계를 대표하는 실력파 작가로, 이미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파크의 ‘구름’ 조형물, 모나코 도심의 초대형 조각 등 전세계 곳곳에 기념비적인 조형물을 남긴바 있다. 특히 시카고 도심에 설치된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구름’은 시민은 물론, 여행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카푸어는 붉은색 띠 형상의 철구조물이 구불구불 하늘로 솟구치는 ‘오르빗(Orbit)’을 제안해 런던 동부 스트랫퍼드 지역에 세웠다. 스트랫퍼드에는 올림픽 주경기장과 선수촌 등 6개의 올림픽시설이 들어서며 ‘퀸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으로 명명됐다.

세계 최장인 176m의 미끄럼틀이 추가된 런던올림픽 조형물 ‘오르빗’. [사진=퀸엘리자베스 올림픽공원]

문제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 끝난 후, 카푸어의 이 ‘궤도’ 조형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로 모아졌다. 런던에서 가장 높은 크기의 조형물을 세우느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바람에 초기 ‘Orbit’이었던 타이틀은 ‘ArcelorMittal Orbit’으로 바뀌었다. 올림픽공원 관리업체인 런던유산개발공사가 조형물 건립비를 댄 인도의 철강기업 아셀로 미탈(ArcelorMittal)의 명칭을 덧붙인 것. 조형물 건립에 Mittal(미탈)의 오너인 Lakshmi Mittal 회장이 거액을 제공했고, 현재 대출금에 이자가 더해지면서 빚이 1300만파운드(약 191억원)로 늘었다.

디자인콘테스트에서 카푸어의 시안을 택한 존슨 시장은 ‘오르빗’이 런던의 상징이자, 최고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조형물이 모습을 드러내자 적지않은 평론가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대중들도 호불호가 엇갈렸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빗’에 오르려는 관광객도 점차 감소했다. 이에 올림픽공원과 공사측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카푸어에게 작품 변형을 요청했다. 카푸어는 디자인을 바꾸는 게 탐탁지 않았으나, 벨기에 출신의 설치미술가 카르스텐 휠러(1961~)가 세계 최대의 미끄럼틀을 만드는 데 동의했다.

런던 올림픽공원에 자리잡은 카푸어의 조형물 ‘Arcelormittal Orbit’. 2016년 초대형 미끄럼틀이 추가됐다. [사진=픽사베이]

휠러는 2006년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의 터바인홀에 대형 미끄럼틀 ‘테스트 사이트’를 설치하는 등 이 분야 경험이 풍부한 아티스트다. 그는 철강구조물인 ‘오르빗’에, 특수 플라스틱과 금속재 등으로 높이 76m, 길이 178m의 어마어마한 미끄럼틀을 곁들였다. 2016년 세계에서 가장 높고, 가장 길이가 긴 미끄럼틀이 등장하자 영국 왕실인사를 비롯해 유명스타가 몰리면서 반짝 화제를 모았다. 2016~17년에는 19만3000명이 이곳을 찾았다.

그러나 2018~19년에는 15만5000명으로 줄어들었고, 하반기부터는 더 줄고 있다고 한다. 미끄럼틀을 타려면 개인당 17.5파운드(약 2만5800원)를 내야만 하는데 “40초의 짜릿한 하강순간을 즐기기 위해 내는 비용치고는 비싸다”는 의견이 많아 이래저래 런던 에펠탑 ‘오르빗’은 200억원의 부채를 쉽게 탕감하기 어렵게 됐다. 어느 나라든지 올림픽시설의 재활용은 많은 숙제를 남겨주고 있음을 이 사례 또한 잘 보여주고 있다.

 

art29@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민주 '금투세 당론' 지도부 위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과 관련된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와 관련해 치열한 논의를 펼친 끝에 금투세 결론과 시기에 대해 모두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핌 DB] 의견은 유예와 폐지, 시행이 팽팽했다. 다만 지난 금투세 정책토론에서 거의 없었던 폐지 의견도 유예 의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이는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표명한 의원 숫자로 투표를 통한 것은 아니다.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의원들은 2년 전 여야가 합의를 해 국민들께 보고된 사안이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과 함께 유예나 폐지 입장을 정하면 상법 개정을 추진할 지렛대를 잃는다는 우려를 제기한 의원도 나왔다. 유예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다음 정부에서 결론을 내도록 유예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2년을 유예하면 대선 직전에 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3년 유예 시 총선 직전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원들은 다만 유예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책임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한 의원들은 현재 증시가 어려운 시기고 손해를 본 사람이 많아 정무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상황으로 합의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폐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유예 역시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민주당이 지게 된다며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 약속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지만, 다수 의원이 지도부 위임에 동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dedanhi@newspim.com 2024-10-04 12:53
사진
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