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으로부터 거래 제한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세계 최대 침해사고 대응 협의체인 '국제침해사고대응팀협의회(FIRST: Forum of Incident Response and Security Teams)에서 퇴출당했다고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단독 보도했다.
전 세계 사이버보안 강화를 위해 지난 1990년 공식 출범한 FIRST는 침해사고대응팀 간의 민간 협의체로서, 전 세계 민간기업, 정부기관, 대학교 등이 참여하고 있다.
화웨이 로고 [사진=바이두] |
다양한 침해사고 대응팀을 한곳에 모으기 위해 마련된 FIRST는 다양한 그룹 활동을 통해 기술 세미나, 교육 교재 개발, 정보 공유, 취약점 등급 시스템 등을 논의하며, 이를 통해 각각의 팀들이 모여 표준화를 만들고 모범사례 발굴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FIRST가 수집하는 보안 관련 전문 지식은 각국 정부 및 기업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신뢰를 받아 왔으며, 시스코 시스템즈, 히타치, 지멘스, 주니퍼 네트웍스 등 다국적 기업 대표들이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WSJ이 입수한 FIRST 회원들에게 전해진 메모에 따르면 이번 퇴출 결정은 미국의 수출 규정 변화 이후 내려졌다.
FIRST는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퇴출이 임시적 조치이며,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기술 수출을 금지하기로 규정을 변경한 뒤 퇴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조치가 어떤 부분을 커버하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FIRST 법률팀은 메일 송수신을 통해 공유되는 정보 중 일부가 미국의 금지 규정에 속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퇴출을 결정한 것이며, 화웨이 회원 자격 복귀를 위해 미국 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이번 퇴출 결정으로 소프트웨어 결함 등에 관한 FIRST 회원들 간 논의에서 화웨이가 배제될 예정이며, 이로 인해 화웨이가 자체 시스템 결함을 해결하는 능력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화웨이는 FIRST 내 특별이해그룹(SIG) 간 민감한 논의에서도 배제되며, 악성코드 정보공유 자동화 플랫폼 역시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화웨이 대변인은 FIRST 배제 결정에 대해 논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미국이 자사 운영에 차질을 빚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