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현지시간) 홍콩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실탄 사격으로 부상입은 남자 고교생이 위독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상을 입고 쓰러진 홍콩 시위대 [동영상 캡쳐] |
2일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18세 남성 학생이 시위가 있던 날 밤에 위독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시위에 참여한 이 학생은 1일 오후 4시께 취안완구(区) 타이호 거리에서 가슴 부근에 경찰이 쏜 실탄을 맞았다.
심각한 폐 부상을 입은 학생은 프렌세스 마가렛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퀸 엘리자베스 병원으로 다시 보내졌다. 그는 응급 수술을 통해 흉부에 박힌 탄환을 제거했다.
이날 저녁 8시 30분께 람 측 팅 홍콩 민주당 의원은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남자 학생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람 의원은 그의 상태에 호전이 있는 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것은 6월 초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시작 이래 처음이다. 소식통은 SCMP에 홍콩 경찰은 현장 진압 행동 지침에 따라 실탄을 쏜 것이라고 알렸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경찰은 시위대와 충돌 중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실탄을 사격할 수 있다. 이 때 명중하기 어려운 팔과 다리가 아닌 "신체 중심부"를 저격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경찰이 자기방어 목적으로 실탄을 쏜 것인지, 과잉 진압을 한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피해자 가족과 시위대는 경찰의 사격이 훈련 지침대로 행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중국 건국절 70주년인 1일(현지시간)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격화된 가운데 한 여성 시위대가 진압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2019.10.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온라인상에 유출된 영상을 보면 긴 방어막을 든 시위대가 한 경찰을 쫓고 있다. 이를 본 다른 진압 경찰이 시위대에 총을 겨누고 흥분한 피해 고교생이 쇠막대기를 휘둘자 총이 발사된다.
로이터통신은 경찰 과잉 진압에 분노한 일부 중등학생들이 2일 수업 보이콧을 한다고 보도했다.
SCMP가 인터뷰한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 소속 시위자 람씨는 경찰의 이번 실탄 사격을 "피의 빚"(a debt of blood)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했다.
고교생 부상 사건으로 홍콩 시위가 격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위대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완전 철폐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자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등 5가지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송환법 철회 요구만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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