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설적인 경고에 터키 리라화가 급락했다.
터키가 시리아의 쿠드르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겨냥한 군사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경우 터키 경제를 완전히 파괴시키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것.
터키 리라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층 고조되면서 가뜩이나 신음하는 터키 경제가 침몰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리라화를 강타했다.
7일(현지시각)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리라화는 달러화에 대해 장중 최대 2.1% 내리 꽂혔다. 달러/리라 환율은 5.8178리라에 거래, 리라화 가치가 1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또 이날 리라화 낙폭은 지난 3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시리아와 터키의 군사 충돌을 둘러싼 경계감이 고조된 가운데 트윗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음이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전날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테러리스트를 겨냥한 군사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 안보를 위해 YPG의 위협을 차단하는 한편 안전지대를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공식 성명을 내고 터키 측의 시리아 군사 작전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터키가 어떤 형태로든 ‘금지된 행위’에 나서면 터키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은 터키가 시리아를 공격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을 열어 두는 한편 터키 경제와 리라화 충격을 경고하고 있다.
웰스 파고 증권의 브렌던 맥케나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터키와 시리아의 군사적 충돌과 미국의 제재가 가시화될 경우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며 “리라화가 추가 하락, 리라/달러 환율이 급속하게 6리라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라화는 연초 이후 9.2%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 신흥국 통화 가운데서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현지 언론은 터키 경제가 4분기 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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