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산은-수은 통합론, 이동걸 회장 '사견'일뿐" 일축
이동걸 "정부 아니라면 민간 차원 논의 필요" 기재위 국감서 언급
[부산=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두 정책금융기관의 '통합론'과 관련해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산은과 수은 두 기관의 합병을 주장한 이동걸 산은 회장의 의견이 '개인의 사견일뿐'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 은 위원장은 자신의 이런 생각을 이 회장과 통화에서도 전달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10.10 dlsgur9757@newspim.com |
은 위원장은 이날 부산에 위치한 조선 기자재 업체 '파나시아'에서 진행된 현장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산은-수은 통합론에 대해) 그만 이야기했으면 좋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은 "개개인이 통합론에 대한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문제다. 이야기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지 않냐. 다만 금융위 입장에선 정책적인 부분도 있다.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앞서 이동걸 회장은 지난달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하며 정책금융기관 통합론에 불을 지핀 바 있다.
은 위원장은 이 회장이 산은과 수은의 통합론을 제기한 이후 직접 통화해 해당 문제를 논의했다고도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관련해서 통화를 나눴다"며 "(이 회장과) 서로 친하고 싸울 만 한 사이도 아닌데 논란될 것이 없다"고 했다.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서 제기되는 은 위원장과 이 회장 사이의 불화설을 적극 해명하고 정책적 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산은과 수은의 통합론에 대한 은 위원장과 이 회장의 온도차는 아직 여전해 보인다. 이 회장이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힘들다면 '민간 차원'에서 이를 적극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날 국감에 출석해 "제 발언 이후 정부 측에서 당분간 검토할 의사가 없다고 한 만큼 더 이상 주도할 수 없다"며 "다만 민간 차원에서는 해당 논의가 이뤄졌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은 위원장은 이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대주주적격성 규제에 막혀 자본 증자에 애로를 겪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선 "자금이 필요하면 은행이 증자를 하고 금융위가 이를 살펴보면 된다"며 "(대주주적격성 완화 문제는) 법 개정이 늦은 만큼 법 테두리 안에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선 "시장 불안요인, 나아가 금융시장 시스템에 영향이 없도록 지켜보겠다"며 "신속하고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감안해 금감원과 함께 라임자산운용 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에서 스몰딜(작은 성과)을 이뤄낸 것과 관련해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안도하고 우리도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다만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미중 무역분쟁 하나는 아니니 여러가지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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