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에선 메자닌펀드 중심 유동성 실태 조사
개인투자 비율이 높은 PEF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 살펴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금융감독원이 올해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는 유동성 관리 상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본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개인투자 비율이 높은 곳을 추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살핀다. 금융당국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추후 사모펀드 정책 수립 때 참고지표로 활용할 예정이다.
21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전수조사는 할 것이고, 이미 진행 중인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김정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금감원이 파생결합펀드(DLF)나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로 사모펀드를 전수조사 한다는데, 여기서 등록요건에 미달하는 운용사는 취소해야 하지 않냐"는 질의에 답변하면서다.
금감원은 헤지펀드와 PEF를 나눠 올해 사모펀드 실태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PEF는 투자자(LP) 기준으로 개인투자 비율이 높은 곳, 헤지펀드는 유동성 관리가 취약한 부분을 주로 볼 것"이라며 "연내 점검 기준에 맞춰 서면 점검을 진행하고, 위법사항을 발견했을 땐 검사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는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로 나뉜다.
헤지펀드는 금융당국이 지난 2011년 말 사모펀드 운용 관련 규제를 완화하며 시장이 열렸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연 5~7%의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2015년 10월 금융위원회가 최소 가입금액을 5억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낮추며 시장이 빠르게 커졌다. 지난말 기준 헤지펀드 설정액은 35조원이다. 191개 자산운용사가 3002개 헤지펀드를 운용 중이다.
PEF는 소수 투자자들로부터 사모방식으로 자금을 모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일반법인인 '금융위원회 등록 GP(운용사)'가 'LP(전문투자자+3억원 이상 투자자)'와 결합한 '투자합자회사' 형태로 설립한다. 기업 및 금융기관을 인수하고 구조조정한 뒤 이를 매각하거나 재상장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경영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의결권 있는 주식 10% 이상 취득 △취득 주식 6개월 이상 보유 등의 운용규제를 받는다. 작년 말 기준 PEF는 총 583개(출자약정액 기준 74조5000원)다.
사모펀드 전수조사는 지난 8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제안한 사안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일명 조국펀드)를 둘러싼 의혹,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라임자산운용의 8000억원 규모 펀드 환매중단 등 사모펀드 시장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며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다.
헤지펀드 유동성은 라임운용 환매중단을 계기로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운용이 메자닌, 사모사채 비유동성 자산 등을 투자한 펀드에서 환매를 중단했다"며 "다른 운용사도 라임과 비슷한 방법으로 메자닌펀드를 운용한다면 유동성 리스크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운용행태과 라임과 유사한 펀드와 유동성 리스크 취약한 곳을 위주로 보겠다"고 말했다.
PEF는 조국펀드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신고·미공개 정보 이용) 등 이슈가 불거지면서 실태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에게만 투자 받은 PEF라면 특정 기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개연성 등이 제기될 수 있다"며 "PEF 중 LP가 개인이거나, 개인 참여율 높은 펀드를 중심으로 불공정거래 혐의를 보겠다"고 전했다.
이번 전수조사 결과는 향후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정책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점검은 사모펀드 규제를 어느 방향으로 설정할지에 앞서 데이터 모으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지난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현재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사모펀드 운용상 잘못된 부분을 잘 살펴보고, 내부통제가 강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도 그렇고 강화(한다는 것)도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내부통제는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