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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지위 포기] 농업계 불이익 없다면서 '성난 農心'에 당근책 왜?

기사입력 : 2019년10월25일 11:47

최종수정 : 2019년10월25일 11:57

개도국 지위 포기해도 관세·보조금 그대로 유지
실리 아닌 정서 문제…고심 끝에 '포기' 선언
농식품수출업체 연간 400억 이상 지원 유지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정부가 고심 끝에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 포기를 선언했다. 농업계의 불이익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고집할 경우 미국 등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트집을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사실상 우리 농업계가 받는 불이익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가 성난 농심(農心)을 달래기 위한 당근책을 고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WTO 개도국 논의 대응방향 발표 브리핑에서 허리숙여 인사 하고 있다. 2019.10.25 leehs@newspim.com

◆ 농업계 불이익 전혀 없어…실리 아닌 정서 문제

정부는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미래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WTO 개도국 지위'란 WTO 협정이나 결정 시 특별대우가 적용되는 국가를 말한다. 개도국 지위를 받게 되면 WTO 협정이나 결정 중 관세나 보조금 등 155개의 우대 조항에 근거해 특혜를 받게 된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고 싶을 경우 회원국이 스스로의 판단해 '개도국 지위 포기'를 선언하면 된다. 다만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WTO 협정이 새롭게 타결되기 전까지는 현재의 특혜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농민단체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WTO 개도국 지위 유지 촉구 규탄 행동을 하고 있다. 2019.10.25 leehs@newspim.com

따라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도 농업계의 불이익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정부는 '개도국 지위 포기'가 아니라 "미래 WTO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표현을 강조하고 있다.

개도국 지위 포기라는 표현이 자칫 기존의 특혜까지 포기하는 것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도국 지위 포기는 실리가 아닌 정서 문제라는 게 관가의 인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WTO 회원국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특혜를 포기하라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적용되고 있는 농산물 관세나 보조금은 차기 농업협상 타결 때까지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 "선제적·적극적으로 농업정책 추진" 농업계 달래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농업계에 여러가지 '당근책'을 제시하며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포기' 방침에 알려지자 농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업계에 수출물류지원금 등 보조금을 연간 400억원 이상 지원하고 있다. 품목당 10% 이상 지원할 경우 개도국 지위로 부여받은 연간 1.4조원 한도 내에서 품목당 10% 초과분을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보조율을 점차 낮춰 오는 2024년부터는 지원하지 않기로 WTO 국가간 약속된 상황이다. 대신 정부는 농식품수출단체에 연구개발(R&D) 등의 명목으로 지원 규모를 꾸준히 유지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결국 한국 입장에서 '개도국 지위'의 실효성이 전혀 없는 상황이지만, 농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래의 협상에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농업계가 불이익이 없으면서도 정부의 지원규모를 늘리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농민단체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앞에서 WTO 개도국 지위 유지 촉구 규탄 행동을 하고 있다. 2019.10.25 leehs@newspim.com

이에 정부도 당장의 불이익은 없지만 농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3가지 보전대책을 제시했다. 우선 미래의 WTO 농업협상에서 쌀 등 국내 농업의 민감분야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미래의 WTO 농업협상 결과 국내 농업에 영향이 발생할 경우 피해 보전대책을 반드시 마련하겠다는 점과, 우리 농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그간 주요국과의 FTA 체결 과정에서 정부는 농업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를 보전하는 차원에서 주로 정책을 시행해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향후 예상되는 피해에 초점을 맞추는데 그치지 않고, 우리 농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농업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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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단축 개헌..."동의 안해" 55.5%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언급한 '복귀 후 임기단축 개헌 추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 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 개헌 추진 언급'에 5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34.0%, '잘모름'은 10.4%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70대 이상,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분류에서 50%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6%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50대(62.2%), 30대(57.2%), 60대(53.4%), 만18세~29세(50.9%) 순이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은 '동의한다'가 44.3%로 '동의하지 않는다' 38.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 64.5%, 대전·충청·세종 60.8%, 경기·인천 58.4%, 대구·경북 56.9%, 강원·제주 54.2, 서울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부산·울산·경남만 '동의한다'는 대답이 43.4%로 '동의하지 않는다' 42.2%보다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역시나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5%가 '동의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4.3%가 '동의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1.5%, '동의한다'는 38.7%로 나타났다. 진보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56.5%, '동의한다' 43.5%였다. '지지정당없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64.9%, '동의한다' 23.7%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집권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는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신뢰가 낮다고 보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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