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홍콩 시위 현장에 나가있는 취재 기자들이 현지 경찰의 강도 높은 진압으로 부상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비난했다.
2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외신기자단과 홍콩 신문행정인원협회, 기자협회, 보도사진기자협회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인에 대한 경찰의 무력 사용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마스크 쓴 홍콩 시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 프리랜서 기자는 기자들의 마스크를 뜯어내고 얼굴에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며 이는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찰 측은 이에 대해 과잉 진압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존 시 경찰 치안정감은 일부 시위대가 기자처럼 변장하기도 해 이들과 진짜 기자들을 구분하기 어렵다며 사전 경고 없이 취재진의 마스크를 벗긴 것은 "분명 불쾌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이 조사에 동참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 치안정감은 경찰들의 신원확인을 위해 소속을 명시한 하얀색 명찰을 조끼에 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관 신상털기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시민들이 불만 제기 권리와 경찰관의 사생활을 보호 간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 진압 도구로써 물대포나 최루탄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점 역시 인정했다. 와이슌 경찰 치안감은 "특정 장소에서 물대포를 쐈을 때 타깃만 맞출 것이라고 100%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엔 인도네시아 국적의 기자 경찰이 쏜 고무탄 또는 빈백건(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오른쪽 눈을 실명했다.
홍콩 입법의회는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이 언론인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범민주파 개리 판 신민주당 소속 의원은 "경찰이 가장 앞에 나와있는 기자들을 적으로 본다"며 이들이 언론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최근 시위 강도가 격해지면서 '조기 개입' 전략으로 지하철 역이나 길거리에서 마스크나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정색 옷을 착용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문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8일 밤 시위대는 공공기물을 파손하고 회사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행위를 이어갔다. 경찰은 이날 시위 진압을 위해 투엔문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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