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잉크 제조업체 전직 대표, 수십억대 횡령 혐의 등
'버닝썬 경찰총장'에 수사무마 대가 비상장 주식 건네기도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버닝썬 사건의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과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 간 연결고리로 지목된 특수잉크 제조업체 녹원씨엔아이(전 큐브스) 전직 대표의 첫 재판 절차가 공전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모(45) 씨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으나, 기록 열람복사가 늦어졌다는 이유로 사실상 공전됐다.
변호인 측은 "(기소 된 이후) 중간중간 피고인이 조사를 받아 접견할 시간이 없었고, 수사기록 열람복사도 늦게 됐다"며 아직 재판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앞서 정 씨 측은 지난달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하고 구속됐다. 변호인은 "도주했다가 체포된 사정이 있어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에 대해 변명하기보다 수사에 열심히 참여하겠다는 의미로 포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yooksa@newspim.com |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이 아니기 때문에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정 씨는 이날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부는 이미 기소된 지 1달 여가 지나 재판 진행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판단, 변호인 측에 2주 후 열리는 2차 공판준비기일까지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과 증거 의견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정 씨는 이른바 버닝썬 사건의 '경찰총장'으로 지목된 윤 총경과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의 사업 파트너인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를 소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박승대 부장검사)는 정 씨가 중국 업체와 거래하면서 수십억 원대 횡령 범죄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또한 2016년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무마를 대가로 윤 총경에게 수천 만원 상당의 큐브스 비상장 주식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윤 총경은 이 같은 혐의로 29일 구속 기소됐다.
한편 정 씨는 조국(54) 법무부장관과 윤 총경이 함께 있는 사진을 찍은 인물로도 알려졌다. 또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처인 WFM이 8억원 가량을 큐브스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 씨에 대한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11월1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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