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채용에 영향력 행사한 혐의
권 의원 "사실관계·법리해석 무죄"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항소심 첫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관련자들의 진술 신빙성이 배척됐다며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7일 오전 11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권 의원 등 2명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9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2019.09.26 kilroy023@newspim.com |
권 의원 등은 이날 법정에 출석했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다.
권 의원 측은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관계와 법리적 판단이 모두 무죄인 사건이라며 검사의 항소에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 측 변호인은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채용된 그 누구도 피고인을 통해 강원랜드에 인사 청탁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가 없다"며 "청탁을 한 적도 없고 위력을 행사한 바도 없는데 어떻게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서관 채용과 관련해 김모 비서관은 이미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과 잘 아는 사이"라며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려는 최 전 사장은 김 비서관과의 개인적 관계, 경력, 정무적 판단 등이 맞아떨어져 채용했던 것"이라며 권 의원 등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또 사외이사 채용에 대해서도 "검찰은 피고인이 산업부 공무원과 공모했다고 하는데 직권남용으로 기소된 공무원은 전혀 없다"며 "주범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공범으로 기소되는 것은 법리적으로도 통상의 사건 처리에 있어서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강원랜드 신규 직원부터 경력직, 사외이사 채용에 이르기까지 모두 관여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객관적인 자료로 인정됐다"며 "1심 판결대로라면 청탁자는 없는데 부정 채용은 있는, 아주 납득할 수 없는 사건이다"고 말했다.
이어 "원심은 주요 관련자들의 일관된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며 자의적으로 배척했다"며 "(공소사실) 주요 부분에 대한 진술이 일관되고 모순이 없으며 허위로 진술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없다면 신빙성을 이유 없이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 전 사장과 당시 인사팀장을 다시 증인으로 신청하려고 한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증언에 대한 신빙성을 다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기록 검토를 통해 (증인을) 이유가 없으면 다시 부르지 않는 것이 규칙이다"며 "다음 기일에 증인 채택이 안 되면 바로 심리를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권 의원은 법정에 입장하기 전 "저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수사의 ABC를 전혀 지키지 않은 불법 수사"라며 "검찰 수사의 불법성과 부당성을 밝혀 항소 기각 판결을 받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취업 청탁 대상자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인사팀 등에 압력을 행사하는 등 면접 응시 대상자와 최종합격자 선정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또 2013년 9월부터 이듬해 초반 무렵 최 전 사장으로부터 "워터월드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감사원 감사를 신경 써달라"는 등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이던 김모 씨를 경력 직원으로 채용하게 한 혐의(제3자뇌물수수)도 받는다.
고교 동창이자 과거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또 다른 김모 씨를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지명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도 있다.
전모 강원랜드 리조트 본부장은 고교동문 동기동창 모임인 '일삼회' 회원의 아들 등을 합격시켜야 한다는 권 의원의 요청에 취업 청탁 명단을 최 전 사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1심은 "각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 혐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권 의원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권 의원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12월 5일 오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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