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 北 목선 나포 및 예인 등은 사전에 파악…추방은 언론 보고 알아
軍 "안보지원사, 직보 경위 등 사실관계 조사할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주민 2명이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다시 북한으로 추방된 것과 관련해 추방 조치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소속 장교가 청와대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에 직접 보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이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보고 경위 등을 파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관 지시에 따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정확한 보고 경위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1.07 leehs@newspim.com |
앞서 국방부‧합동참모본부‧통일부‧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북한 주민 2명이 탄 약 15m 길이의 소형 목선이 NLL을 넘어 남하했다. 해군은 초계활동을 통해 이를 포착, 호위함을 통해 목선을 NLL 이북으로 퇴거 조치했다.
그러나 목선이 수차례 퇴거조치를 해도 재차 NLL을 넘어 남하하자 군은 지난 2일 목선을 나포해 동해 군항으로 예인했다. 이후 목선에 타고 있던 선원들은 군에 의해 중앙합동정보조사팀으로 넘겨졌다.
이 사실은 지난 7일 JSA 소속 장교가 청와대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이 장교는 문자메시지에서 "오늘(7일) 오후 3시에 북한 주민 2명을 북측으로 송환 예정이며 자해 위험이 있어 적십자사가 아닌 경찰이 에스코트(인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JSA 대대장(중령), 받은 사람은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정 장관은 해군이 목선을 나포해 중앙합동정보조사본부로 넘긴 사실까지는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으나, 목선에 탔던 북한 주민 2명이 7일 오후 3시경에 북측으로 추방된다는 사실은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 2명이 같이 배에 타고 있던 16명의 다른 북한 주민을 살해한 혐의가 있어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9조(보호 결정의 기준) 2항에 따라 이들을 추방했다.
정 장관이 북한 주민들의 추방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는 사실은 전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논란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현역 중령이 (북한 주민의) 자해 위험 판단을 했는데 체계상으로 국방부 장관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또 보고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사적 부분(목선 포착-나포-중앙합동조사본부 이첩)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장관이) 보고받았지만 그 이후 주민 송환 등은 통일부의 사안"이라며 "판문점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그 사안(JSA 중령-청와대 안보실 직접 보고)은 적절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비군사적 사안이라 해도 공유돼야 할 부분은 공유를 받고 있지만 하나하나 다 일일이 공유받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다만 조사 지시가 내려져 사실 확인과 보안 수준의 사항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공개된 것에 대해 조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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