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는 8일(현지시간) 중국과 관세 철폐 합의에 대해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 미국의 원유 채굴 장비 감소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면서 소폭 상승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센트(0.15%) 상승한 57.24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1월물은 22센트(0.35%) 오른 62.51달러에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는 WTI는 1.9%, 브렌트유는 1.3% 올랐다.
장중 유가는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면서 1% 넘게 하락했으나 미국 원유 채굴 장비 수가 3주 연속 감소하면서 반등했다.
유전 정보 업체 베이커휴스는 이번주(8일 종료)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7개 감소한 684개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4월 이후 최저치로 1년 전과 비교해서는 202개 줄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철회 합의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어떤 것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상무부가 미국 협상 팀과 단계적인 관세 철회 방안을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을 하루 만에 뒤집은 발언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7일 "지난 2주 간 (미중) 고위급 협상단이 진지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한 결과 합의에 진전이 이뤄지면서 추가 관세를 단계별로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 내부에서 관세 철회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전날 관세 철회에 대해 합의된 내용이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한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사실을 부인하면서 미중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은 다시 고조됐다.
16개월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무역전쟁 불확실성에 전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시장의 원유 수요 전망치를 일제히 낮춰잡고 있으며 2020년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있다.
내년 석유 시장 전망을 보다 낙관적으로 진단한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의 발언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시장 안정화를 위해 추가 감산 의지를 드러냈던 바르킨도 총장은 미중 협상 진전으로 2020년 전망에 대해 더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OPEC의 추가 감산에 대한 기대가 다소 낮아졌다.
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 모임인 OPEC+은 내달 5~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산유량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코메르츠방크는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의 부분적인 무역 합의가 이뤄진다 해도 내년 공급 과잉을 피하기에는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OPEC이 여전히 감산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8일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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