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최대호 기자 = 소속 가수의 마약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제보자를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는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14시간에 걸친 경찰 조사를 받고 10일 새벽 귀가했다.
전날 오전 10시쯤 변호사와 함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기 시작한 양 전 대표는 14시간만인 이날 오전 0시 5분쯤 조사실을 나왔다.

그는 조사 과정에 혐의를 인정했는지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 "조사에 성실히 임했고 사실관계를 소명했다. 안에서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전날 자신이 타고 온 검은색 카니발을 이용해 청사를 빠져 나갔다.
양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YG소속 가수였던 비아이(23, 김한빈)가 대마초를 구입해 흡입했다는 내용을 경찰에 제보한 A씨를 회유·협박해 기존 진술을 번복하게 한 혐의(협박·범인도피교사)를 받고 있다.
또 회삿돈으로 당시 YG 소속이 아니었던 A씨에게 변호사 비용을 제공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는다.
A씨는 2016년 8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체포돼 조사를 받을 때 비아이의 마약 정황을 경찰에 전했다. 당시 3차례 조사를 받았던 A씨는 마지막 3차 조사 때 해당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A씨가 진술을 번복하자 비아이에 대한 내사를 종결했다.
이로 인해 비아이를 둘러싼 마약 의혹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그대로 묻히는 듯 했다.
하지만 A씨가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2016년 조사 때 양 전 대표가 김씨와 관련된 진술을 번복할 것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공익신고를 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비아이에 대한 부실수사 논란이 불거졌고, 사정기관의 칼 끝은 양 전 대표로까지 향하게 됐다.
권익위는 자체 조사를 벌인 뒤 A씨가 검찰에서 조사받기를 원해 사건을 검찰에 이첩했다. 하지만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전담 수사팀을 꾸리는 등 수사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결과적으로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게 됐다.
전담수사팀은 지난 9월 비아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피의자로 전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어 양 전 대표가 실제 비아이 수사를 무마하려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6일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하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고, 경찰이 2차 출석요구서를 보내면서 9일 양 전 대표에 대한 첫 소환조사가 이뤄졌다.
경찰은 A씨의 공익신고 내용을 토대로 비아이의 진술과 양 전 대표의 진술을 대조 분석하는 방식 등으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방침이다.
4611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