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DLF 대책' 발표, 은성수 "지위여하 막론 책임져야"
'공'은 금감원으로…윤석헌 "갬블에 책임져야" 등 부정적 발언 눈길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금융당국이 일관되게 말해온 것이 '명확한 검사를 통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종합방안(DLF 대책)'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향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에게 DLF 사태의 책임을 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지난달에도 "책임이 있는데 꼬리 자르듯 밑에 사람만 책임지면 억울한 일"이라며 "결과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 하고 있다. 2019.11.14 leehs@newspim.com |
금융당국에 따르면 두 은행의 PB센터 KPI(핵심성과지표)는 경쟁 은행들에 비해 비이자수익 비중이 높고, 소비자보호 배점이 낮았다. 영업본부별로 펀드 판매목표를 부여하고, 매일 달성률을 점검했다. 두 은행 주장대로 은행 CEO, 임원진이 DLF 판매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지적들도 그래서 나온다.
현재 손태승 회장, 지성규 은행장 문책에 대한 공은 금감원으로 넘어갔다. 은 위원장은 "경영진 제재 여부는 금융감독원에서 조사 후 결정할 것"이라며 "CEO들이 (DLF 판매를) 압박했는 지, 아니면 (직원들이) 진짜 자기 책임하에 판매했는 지 부분을 금감원이 정확히 파악해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DLF 사태에 대한 윤석헌 금감원장의 인식 역시 크게 긍정적이지 않았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금융기관장 제재도 포함해서 검토해야 한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기에 대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금융회사는 일종의 갬블(도박)을 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특히 DLF 대책을 놓고 은행권에서 "생각보다 수위가 세다"고 입을 모으는 만큼 손태승 회장, 지성규 은행장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낮다고만 볼 순 없다. 대책은 은행의 고난도 사모펀드·신탁(파생상품 내재·원금손실 가능성 20~30% 이상) 판매금지, 사모펀드 일반투자자 최소 투자금액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 등이 골자다.
금융당국이 "DLF 설계, 제조, 판매 전 과정에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경영진 책임도 불명확했다"고 지적한 뒤 금융회사 경영진 책임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도 눈에 띈다.
금융당국은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기준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금융회사 경영진에 제재를 할 수 있도록 법규화하겠다고도 발표했다. 국회 계류중인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담긴 내용이다. 소비자보호 책임은 금융회사 경영진에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 것이다.
은성수 위원장은 "소비자보호 최종 책임은 CEO가 져야한다고 법(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냈다"며 "앞으로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 판매하는 창구의 책임인지 경영진의 책임인지 이번에 명확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대책과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결정을 존중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조속한 배상을 실시하겠다"고만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이번 개선방안을 적극 반영해 고객 보호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판매 프로세스를 적극 개선하겠다"며 "금감원 분조위 결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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