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전문] 여야 의원 38명 "방위비 분담금, 미국은 '거짓협박' 멈춰라"

기사입력 : 2019년11월15일 14:39

최종수정 : 2019년11월15일 15:31

"주한미군은 오로지 한국의 이익을 위한 존재가 아냐"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여야 국회의원 38명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이 "주한미군은 오로지 한국의 이익을 위한 존재가 아니다"라며 "주한미군 철수하겠다고 협박하면 갈테면 가라는 자세로 자주국방의 태세를 확립하여야 트럼프 행정부의 협박을 이겨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1차 방위비분담금협상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는 '거짓협박'을 멈춰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한미군은 미국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한국은 이미 충분히 부담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성정'상 갑자기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는 '블러핑'도 이젠 그만하자"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01 leehs@newspim.com

이들은 또 "우리나라 보수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를 명확히 인식하고, 잘못된 여론 형성을 조장하거나 방치하지 말아달라"며 "우리나라의 영토와 주권, 국민의 생명과 자유ㆍ재산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힘으로 지킨다는 자주국방을 전제로 한미동맹의 협력을 구하는 결의와 자세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기자회견 발표문 전문이다.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블러핑'이 정도를 넘었다.

방위비분담금의 목적은 '혈맹'인 한미동맹 유지와 강화를 위한 것이다. 그 핵심은 28,500명 수준으로 동결되어 있는 주한미군의 존재다. 하지만 현재 1조 389억원인 방위비분담금을 5배 가량 증액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언급과 언론보도는 심각한 협박이라고 생각한다.

한미동맹에 있어 당초 방위비분담금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1950년 6.25전쟁에 참여한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한 때부터 40년이 넘도록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은 온전히 미국의 몫이었다. 하지만 1991년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통해 그동안 대한민국이 거의 부담하지 않거나 일부 항목별로 지원하던 미군의 주둔비용을 특별협정의 형태로 새로이 제도화한 것에 불과하다.

1991년 제1차 협정 이후 지난 28년간 한국은 약 16조 2,767억원의 방위비분담금을 미국에 지급했다. 막대한 예산을 지급하면서도 한국 감사원의 결산 심사나 회계감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6.25 전쟁에 참전해 3만3천686명이 전사한 미국을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고위 장성이 고작 40억불을 증액해달라는 이유로 한미동맹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다. 정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대폭 증액 요구에 앞서 미국이 답변해야 할 3가지 질문이 있다.

첫째, 현재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은 몇 명인가? 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합의했던 '주한미군 2만8500명 수준 동결'은 지금도 유효한가? 2017년 미국의 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의 분석에 의하면,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은 2만 4189명에 불과했다. 협정의 근간이 되는 주한미군의 숫자조차 한국 정부에 통보하지 않은 채 대폭 증액을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둘째, 주한미군 주둔비용은 얼마인가? 미국 국방부 감사관실(차관)은 매년 초 「Operation and Maintenance Overview Budget Estimates」 보고서를 발간해 차기 회계연도의 미군 '운용&유지' 예산을 보고해 왔는데, 동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3~2017년 5년간 한국이 지불한 방위비분담금은 41억4700만불로서, 미국의 주한미군 유지관리비용은 38억 5700만불보다 2억 9천만불, 한국 돈으로 2,900억원 이상 더 많았다. 1991년 이후 29년간 미국이 줄기차게 외쳐댔던 '50 대 50 균분'의 의무를 한국은 다해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50억불 증액'을 요구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미국은 대폭 증액을 주장하기에 앞서 주한미군 주둔비용 총액부터 명확히 밝히기 바란다.

셋째, '50억불 증액' 요구의 근거는 무엇인가? 제10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제1조는 이렇게 시작한다. "대한민국은 이 협정의 유효기간 동안 주한미군지위협정 제5조와 관련된 특별조치로서 주한미군의 주둔에 관련되는 경비의 일부를 부담한다." 도대체 주한미군 주둔 경비의 어떤 항목이 어떻게 변경되었기에 5배 증액이 필요한 것인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미국 군인공무원의 월급'을 한국이 부담하라는 것인가? 일본과 독일, 중동 등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미군의 주둔비용을 부담하라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제11차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을 할 것이 아니라, '제1차 전세계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을 하자고 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이제 정상을 회복하자. 주한미군은 오로지 한국의 이익을 위한 존재가 아니다.

미국의 중국ㆍ러시아 견제를 위한 전초기지이자, 미국의 세계전략인 '해외주둔군재배치'(GPR) 계획에 따라 '동북아 신속기동군'으로 변화한 주한미군은 또한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존재한다.

또한 주한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는 게 미국에 주둔시키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이 말은 본 의원의 일방적 주장이 아니다. 2016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의 주관으로 열린 주한미군사령관 임명 청문회에서 빈센트 브룩스 육군 대장이 밝힌 주한미군의 또다른 존재이유다.

가장 큰 이유는 주한미군은 '미국의 안보'를 위한 존재이기도 하다. 밥 우드워드가 쓴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서도 언급되듯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알래스카에서 탐지하면 15분이 걸리지만 주한미군은 7초면 탐지할 수 있다. 북한의 ICBM이 미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때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38분. ICBM 발사를 7초 만에 탐지하느냐, 15분 만에 탐지하느냐는 미국 안보와도 직결된다.

그럼에도 한국은 북경 입구인 평택의 444만평에 18홀 골프장까지 갖춘 세계 최대의 미군해외기지를 무려 21조원의 한국 돈으로 지어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 협상팀은 '미군이 임대료를 내야 한다'는 주장마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미국의 대폭증액이 왜 부당한지 그 이유는 차고도 넘쳤다. 방위비분담금이 "한국 경제와 한국인에게 돌아간다"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의 말에 대한 반박거리도 차고 넘치지만 하지 않겠다.

굳이 간단히 말하자면 주한미군이 지난해 말까지 사용하지 않은 방위비 분담금만도 무려 1조 3310억원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2018년 말 기준 군사건설 항목 미집행 현물 지원분은 9,864억원, 군수비용 항목 미집행 현물 지원분은 562억원으로 총 1조426억원이나 된다. 2019년 9월 기준 주한미군이 보유한 미집행현금만도 2884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기지급한 분담금 1조 3천억원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또한 방위비분담금이 '한국 경제와 한국인에게 돌아간다'고 하지만, 주한미군을 위해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인건비' 집행행태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 예컨대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의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는 2011년 3,387억원에서 2018년 3,710억원으로 323억원이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수는 8,856명에서 8,612명으로 무려 244명이나 줄었다. 올해 방위비분담금 중 인건비 항목은 5,005억원으로 작년 대비 1,295억원이 늘어났지만, 도리어 주한미군은 한국인 근로자 250여명을 감원시켰다.

자! 이제 결론으로 돌아가자! 주한미군은 미국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한국은 이미 충분히 부담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성정'상 갑자기 주한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는 '블러핑'도 이젠 그만하자.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지 않지만 동맹의 가치를 용병수준으로 격하시키고 50억달러 내놓지 않으면 주한미군 철수하겠다고 협박하면 갈테면 가라는 자세로 자주국방의 태세를 확립하여야 트럼프 행정부의 협박을 이겨낼 수 있다.

알다시피 2019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의하면 주한미군 감축이 동맹국들의 안보를 심각하게 약화하지 않고 한국, 일본과 협의를 거쳤다고 미 국방장관이 확인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회가 주한미군 병력을 2만2000명 이하로 감축하기 위한 예산 편성은 할 수 없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 심의중인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서는 '2만 2000명'이던 하한선이 '2만 8500명'으로 늘어났다.

동 법안에 대한 미국 상원 표결결과는 찬성86, 반대8로서 압도적이다. 이같은 미국 상원의 표결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명확하다. 주한미군은 반드시 필요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트윗'으로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한국 언론과 정부에도 두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미국의 제11차 SMA 협상팀이나 미국 국방부 관료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받아쓰기 전에 주한미군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바란다.

우리나라 보수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속내를 명확히 인식하고, 잘못된 여론 형성을 조장하거나 방치하지 말아달라. 우리나라의 영토와 주권, 국민의 생명과 자유ㆍ재산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힘으로 지킨다는 자주국방을 전제로 한미동맹의 협력을 구하는 결의와 자세가 필요하다. 미국무기를 세계에서 1,2위로 구입하며 세계최대의 미군기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면서 이렇게 협박에 굴복하는 일은 문재인 정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019. 11. 15

[공동성명 동의 의원명(가나다순)]
강병원, 강훈식, 기동민, 김민기, 김상희, 김영호, 김철민, 김한정, 노웅래, 민병두, 박경미, 박재호, 박지원, 박홍근, 서삼석, 서영교, 소병훈, 송영길, 송옥주, 신창현, 심기준, 안호영, 어기구, 우원식, 위성곤, 유동수, 유승희, 윤일규, 윤준호, 이개호, 이석현, 이후삼, 임종성, 정재호, 제윤경, 조승래, 천정배, 추혜선 (총 38명)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이용자 1천명, 공동손배소 예고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유심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해 이용자 1천여 명이 SKT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공동소송을 예고했다. 법무법인 대륜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또는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약 1000명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1인당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100만원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손계준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21일 오후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 고발인 조사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와 보안 담당자 등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24.05.21 yym58@newspim.com 대륜은 "집단소송 신청자는 1만 명 이상이나 서류 취합까지 완료된 분들에 한해서만 1차 민사소장 접수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소장을 접수한 이후에도 2차 소장 모집을 계속할 계획이다.  대륜은 "역대 최대 규모의 유심정보 유출 사고로, 장기간 해킹에 노출된 정황이 있으며 피해자들은 유심 교체 등으로 현실적인 불편을 겪었다"면서 "SKT는 보안에 소홀한 반면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해왔고, 지금까지도 피해 규모나 경위에 대해 충분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1인당 100만 원의 위자료 청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SKT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에 있어 구조적인 소홀과 의도적인 비용 감축 정황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공동소송이란 원고 또는 피고 혹은 그 쌍방이 여러 사람일 경우, 즉 소송주체가 다수일 경우를 의미한다. 이번 사건처럼 다수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다수의 피해자가 함께 소송에 참여한다.  앞서 대륜은 지난 1일 SKT 유영상 대표이사와 SKT 보안 책임자를 업무상 배임과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전날(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geulmal@newspim.com 2025-05-22 12:49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