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이유를 '뇌물죄'로 단순화하며 여론전에 돌입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중이 이해하기 힘든 법률 용어를 모두 거두고 핵심 탄핵 사유이자 가장 이해하기 쉬운 죄목을 내세운 것이다. 핵심 증인의 공개청문회를 TV 생방송으로 내보낸 데 이어 탄핵 지지 여론을 끌어내기 위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뇌물죄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군사원조를 빌미로 정적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고, 이는 명백한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라는 라틴어 표현을 사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가성 요구를 한 것이라 설명해 왔지만, 대중이 더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뇌물죄'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바꾼 것이다.
미 헌법에 2조4항은 "대통령, 부통령, 그리고 미국의 모든 공무원은 반역죄와 뇌물죄 또는 이 외의 중대범죄 및 경범죄로 탄핵 또는 유죄판결을 받으면 직에서 파면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권한을 남용하고 취임 선서를 위반했다"며 "대통령의 행동은 분명 잘못된 뇌물 수수 행위"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조사 공개 청문회에서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증인으로 나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보다 바이든 조사에 더 관심을 가졌다'고 폭로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오는 19~21일 공개 청문회가 추가로 개최된다고 예고했다. 이 청문회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보좌관인 제니퍼 윌리엄스,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 피오나 힐 전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 백악관 소속 알렉산드 빈드먼 중령 등이 증언할 예정이다.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9.10.15.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