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정책자들 사이에 이른바 1단계 무역 합의를 둘러싼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CNBC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철회 합의를 부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협상 팀이 최종 협상 타결을 비관하고 있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닌 양국 고위 정책자들이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가능성을 제시한 점과 맞물려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번졌다.
안전자산 엔화와 미 국채가 상승 탄력을 받은 한편 미국과 유럽 증시가 하락했고, 국제 유가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18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중국 소식통은 미국과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해 내부적으로 비관론이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양측의 무역 협상 상황에 정통한 정부 관계자는 CNBC와 익명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철회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데 따라 합의 여부에 대해 비관적인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중국의 전략은 미국 협상 팀과 논의를 지속하되 탄핵 정국과 내년 대통령 선거 등 정치권 움직임을 일단 지켜보면서 적절하게 대응하자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수 개월 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불투명한 만큼 판을 깨지 않으면서 시간을 끌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 협상 팀과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튿날 어떤 내용도 합의한 바 없다며 이를 부인했다.
오히려 그는 지난주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굿딜'만 수용할 것이라며, 중국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대적인 관세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12월15일로 예정된 1560억달러 물량에 대한 15% 추가 관세의 보류는 물론이고 기존의 관세 역시 철회하지 않을 경우 무역 합의는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이 밖에 소식통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도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연간 400억~500억달러 물량의 미 농산물을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MCP)에 따르면 중국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물량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측이 구체적인 수입 규모의 합의문 명시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소식은 양국 정상이 아닌 고위 정책자들이 합의문에 서명할 수도 있다는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과 맞물려 타결 여부 및 협상의 영역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지난 주말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커들로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아닌 고위 정책자들이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다"며 양국 정상의 회동이 불발되더라도 이는 우려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내용과 합의문 서명 시점 및 장소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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