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말 쇼핑 시즌 지출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중국과 관세 전면전에 따른 충격과 경기 한파 속에서도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쇼핑 시즌에 지출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릴 움직임이다.
미국 쇼핑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와 별도로 연말 가장 받고 싶은 선물에 대해 미국인은 빚 탕감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쇼핑에서 얻는 즐거움보다 스트레스가 더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엑스페리언에 따르면 올해 말 쇼핑 시즌 미국 소비자들이 평균 1679달러를 지출할 전망이다. 이 경우 연말 소비가 지난해에 비해 75% 급증하게 되는 셈이다.
내년 경기 침체 공포가 상당 부분 진정됐지만 중국과 무역 전면전에 따른 충격이 여전하다.
수익성 부진 속에 주요 기업의 감원이 꼬리를 물고 있고, 월가의 연말 보너스가 줄어드는 등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팍팍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통 큰 지출을 계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카드 이자율은 사상 최고치에서 머물고 있다. 크레디트카드닷컴에 따르면 신용카드의 평균 할부 이자율은 17.25%에 이른다.
연말 1500달러를 지출한 뒤 최소 금액만 결제할 경우 나머지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8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지출 계획이 커진 만큼 재정적인 스트레스 역시 높아졌다. 컨트리 파이낸셜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70% 가량이 쇼핑 시즌의 즐거움보다 돈 걱정과 스트레스가 크다고 털어 놓았다.
이와 함께 1000여명의 서베이 대상자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연말 가장 원하는 선물로 빚 탕감을 꼽았다.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와 신용카드 부채, 여기에 학자금 대출까지 빚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는 응답이 명품 가방이나 여행을 1순위로 꼽은 이들 19%를 크게 웃돌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 부채가 4조달러를 넘어섰다. 신용카드 빚을 포함해 말 그대로 소비에서 발생한 부채가 지난 9월 말 기준 4조1324억달러로, 한계 수위에 이른 셈이다.
한편 미 유통 업계는 이미 연말 쇼핑 시즌 마케팅에 본격 돌입했다. 미 최대 소매 업체인 월마트가 지난달 25일부터 바겐 세일을 포함해 고개몰이에 나섰고, 메이시스를 포함한 백화점 업계도 대목 맞이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CFRA 리서치의 카밀라 야누셰브스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유통 업체들 사이에 경쟁이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고 말했다.
전미소매업연합(NRF)은 올해 말 쇼핑 시즌의 매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3.8~4.2%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과거 5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와 일치하는 수치다.
하지만 NRF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79%가 관세로 인해 쇼핑 시즌 물가가 상승, 경제적 부담이 지난해에 비해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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