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베트남이 중국의 대(對)미 수출분을 빼앗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세로 인해 미국의 대중 수입이 줄자 베트남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미국의 대베트남 수입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34.8%를 기록했다. 작년 전체가 5.8%였음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대폭 가팔라진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중 수입은 늘지 않고 오히려 13.4% 감소했다.
베트남의 대미 수출 품목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큰 제품은 컴퓨터, 전화기, 기타 기계류 등이다. 지난해 미국은 이들 품목의 수입을 주로 중국, 몽골, 대만에서 했다. 베트남이 중국의 대미 수출분을 빼앗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마이클 라이언 IHS마킷 산업서비스 비교우위 부문 부(副)책임자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중 수입이 감소한 주된 이유는 관세"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고율관세를 동반한 무역전쟁이 계속되자 베트남이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대미 교역분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베트남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지 않은 데다 숙련노동자 규모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역부족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와 관련, 라이언 부책임자는 "많은 다국적 기업이 중국 이외 지역으로 제조 공급망 일부를 이전하려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베트남은 그러한 수요를 지지할 만큼의 인재 풀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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