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이용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북한의 계산은 틀렸으며, 북한은 내년 탄핵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극적인 도발을 자제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Center for the National Interest)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보수 언론 폭스뉴스 기고문을 통해 현재 손발이 묶여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정국이 끝나야 북한과 본격적으로 대화에 나설 수 있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탄핵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약해졌다고 생각해 압박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계산"이라며 "이러한 셈법은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내부적으로 미국에 강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가 개시될지 모른 채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라고 미국을 압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의 탄핵 재판까지 끝나고 탄핵 관련 모든 부담에서 벗어나야 북한에 모종의 양보안을 제시할 수 있는데 그 시기는 연말이 아니라 내년 1월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예고한 대로 '크리스마스 선물'로 성탄절 즈음에 ICBM 시험 발사에라도 나선다면 트럼프 대통령이라 해도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김 위원장이 내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하는 것은 이해한다며 이를 위해 ICBM 테스트 외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성, 중거리미사일 등 미국 본토를 위협하지 않는 정도의 테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므로 외교적 위기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이 끝날 때까지 ICBM 테스트를 자제한다면 다시 한 번 역사를 만들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탄핵 위기에서 벗어난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재선을 위해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만큼 선별적 제재 완화와 체제 보장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강력한 양보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문제를 모두 털어버려야 가능한 일이라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강조했다.
카이자니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밝은 미래가 가능하다는 신념을 항상 유지했다. 탄핵 정국이 끝나면 그는 더욱 유연하게 나올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행동은 우리 관계가 새로운 지점으로 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북한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지난 2년 간 우리가 만들어 낸 진전이 새로운 관계의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는 백악관 당국자의 말로 기고문을 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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