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홍콩의 해외 기업들이 '출구 전략'을 본격화할 움직임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과격 시위에 소매업과 외식업 및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자동차와 기계업을 포함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을 하고 있던 업계가 홍콩 사업의 해외 이전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
반정부 시위가 다시 고조, 실물경기 한파가 한층 거세질 경우 홍콩 비즈니스를 유지하며 홍역을 치를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미국의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 승인에 따라 무역 및 관세 특별 지위가 재검토되는 상황도 해외 기업들에게 커다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세계 인권의 날' 기념 집회에 참석한 홍콩 시위대가 코즈웨이 베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현지시각)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지난 6월 이후 이어진 과격 시위에 인내심을 상실한 해외 기업들이 싱가포르와 일본 등 해외 이전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일부 업체들은 상하이와 선전, 광동 등 중국의 주요 비즈니스 거점 지역을 홍콩 대체 방안으로 저울질하는 움직임이다.
시위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소매업과 관광업, 외식업에 이어 자동차와 금융, 기계류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기업인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회적 혼란에 따른 실물경기 마비 이외에 우수한 인력의 해외 이탈이 해외 기업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인적 파워를 가장 커다란 강점으로 내세우는 홍콩에서 우수 인력을 찾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인력의 해외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어 반정부 시위가 종료되지 않을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의 홍콩 해외 기업 유치 경쟁도 후끈 달아 올랐다. 최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정부가 홍콩이 글로벌 투자은행(IB)과 헤지펀드를 물밑 접촉하며 비즈니스의 도쿄 이전을 강력하게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미국의 이른바 홍콩인권법 승인에 따라 홍콩의 무역 및 관세 특별지위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는 상황도 해외 기업들을 동요하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에도 홍콩이 충격을 모면했던 것은 특별지위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재검토 이후 특별지위가 흔들릴 경우 상황은 급변할 전망이다.
과격 시위로 홍콩의 실물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는 잿빛 전망을 연이어 제시했다.
피치가 지난 9월 홍콩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춰 잡았고, 신용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어 무디스도 홍콩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뜨렸다. 다만, 신용등급은 Aa2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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