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 소식에 신흥국 통화 일제히 강세
13일 오전 달러/원 1170원 초반까지 하락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미중 무역합의 소식에 원화 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원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봤다. 다만 내년에는 다시 달러강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3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비 14.8원 내린 1172.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올해 6월 이후 6개월만에 가장 크게 하락한 수치다. 글로벌 불확실성을 높이던 미중 무역분쟁이 일단락 될 것이란 기대감에 위안화, 원화 등 신흥국 통화들이 일제히 강세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비 0.14% 오른 7.0156위안으로 고시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전 거래일 대비 14.8원 내린 1,172.0원에 개장한 13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현재 환율은 10시 20분 기준 1,172.90원이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71 포인트(1.16%) 오른 2,162.07로 장을 시작했다. 2019.12.13 alwaysame@newspim.com |
1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도 1% 넘게 급등해 출발했다.
이번주에는 특히 환율 관련 이슈가 많았다. 전일(12일)에도 달러/원 환율은 7.9원 급락했다. 미국연준(Fed)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이 지속된 영향이었다.
영국 총선 출구조사에서 보수당이 과반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에 파운드화 가격도 올랐고,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는 더욱 빠르게 하락했다. 12일까지 달러인덱스는 4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해 96.7까지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다른 이벤트 없이 원화 강세 기조가 유지된다고 봤다. 하준우 대구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크게 하락했으나 다른 통화들에 대비해 원화 강세가 도드라지는 수준은 아니다. 미중 무역합의라는 빅 이슈가 소화된 만큼, 연말까지는 큰 등락 없이 1160원 중반에서 1180원 사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훈 SC제일은행 전무는 "미중갈등과 북한이슈 등 악재가 지속하면서 11월 중반부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고 환율도 오름세를 보여왔다"며 "다시 무역합의 기대감에 환율도 되돌림 현상을 보였다"고 풀이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다시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되면서 달러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 전무는 내년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를 것이란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미국 경기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1단계 무역협상 만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끝난 것도 아니다. 엔화와 달러 값은 내년에 더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오석태 SG증권 전무 역시 연말까지 원화 강세가 우세하다고 봤다. 그는 "올해 환율시장은 주식시장보다 변동폭도 컸고 대외 이슈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단 시장에서 산타랠리를 기대하는 이상 연말까지 환율은 더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 전무는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하면서 환율도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결국 관건은 미중 무역합의로 세계경제가 얼마나 회복되는지, 그리고 우리나라 수출과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지다"라며 "지난 2년간 이어진 글로벌 제조업 부진이 내년에 반전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미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달러 강세가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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