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트럼프 행정부가 13일 환적 단속을 대중 압박 카드로 꺼냈다
- AI로 우회수출을 적발해 관세를 소급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 한국·일본·EU까지 압박하며 9월 정상회담을 앞뒀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한국·EU·일본 등 '조력국'에도 경고…中 과잉생산 우회로 차단 압박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의 제3국 우회수출, 이른바 '환적(transshipment)'을 새로운 대중(對中) 통상 압박 카드로 꺼내 들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환적을 적발하고 관세를 소급 징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무역협정에도 환적 처벌 조항을 포함하겠다는 방침으로, 중국의 관세 회피를 막는 동시에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까지 중국산 제품의 우회수출 차단 전선에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13일(현지시간) '거대한 환적사기(The Great Transshipment Scam)' 보고서를 공개하고 중국이 미국의 대중 관세를 피해 40개국이 넘는 국가를 거쳐 제품을 우회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추정치에 따르면 불법 환적 규모는 연간 약 342억~3030억달러(약 48조9000억~433조3000억원)에 달하며, 백악관은 이를 통해 미국이 매년 190억~260억달러(약 27조2000억~37조2000억원)의 관세수입을 놓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앞서 백악관이 한국을 포함한 40여개국을 환적 위험 국가로 분류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의 환적을 직접 실행하는 기업뿐 아니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3국까지 통상 압박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선임고문 역시 환적 단속이 중국 자체뿐 아니라 중국산 수출품의 우회 통로를 제공하는 국가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 AI로 환적 추적…"적발하면 1년치 관세 소급 징수"
미국이 내놓은 핵심 수단은 AI다.
나바로 고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AI 기반의 '탐지 국경(Detective Border)'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적 정보와 운송 경로, 제품 구성, 생산능력, 소유관계 등을 분석해 정상적인 거래와 관세 회피 목적의 환적을 가려내겠다는 구상이다.
나바로 고문은 기존처럼 세관 인력이 서류를 일일이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급증한 글로벌 교역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AI를 통해 미국으로 향하는 선박과 컨테이너의 환적 위험을 빠르게 선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바로 고문에 따르면 '탐지 국경'은 전 세계 항구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선박과 컨테이너를 대상으로 환적 가능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적발 이후의 조치다. 나바로 고문은 한 기업의 환적을 통한 관세 회피가 적발될 경우 해당 기업의 연간 물량에 대해 관세를 소급해 징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미국 재무부가 수십억달러 규모의 관세수입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주장했다.
미국은 환적 단속을 새로운 무역협정의 틀에도 집어넣고 있다. 나바로 고문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각국과 협상 중인 무역협정에 환적을 통한 관세 회피에 대해 법의 '문구'뿐 아니라 '취지'를 위반하는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환적을 단순한 세관 단속 사안이 아니라 관세 협상의 조건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낮은 관세 혜택을 받은 국가가 중국산 제품의 우회수출을 허용할 경우 해당 국가가 누리는 미국 시장 접근 혜택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 중국산 과잉생산품 우회로 차단…한국 등 동맹국에도 압박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산 제품의 수출 우회로를 차단하는 데 있다.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말레이시아·멕시코 등 제3국으로 이동해 포장이나 제한적인 조립을 거친 뒤 해당 국가산 제품으로 둔갑하면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있다. 백악관은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 이 같은 환적이 산업 규모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미국이 중국만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 EU 등 주요 교역국 역시 중국과 연결된 공급망을 갖고 있어 미국의 환적 단속망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미국은 이미 이들 국가를 환적 위험국으로 분류한 만큼, 앞으로 중국산 과잉생산품의 우회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공조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미국이 환적을 이유로 각국의 관세 혜택까지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중국산 과잉생산품의 직접 수입뿐 아니라 제3국 공급망을 통한 우회 유입까지 차단하려는 미국 중심의 통상전선 구축으로도 읽힌다. 중국산 부품과 제품이 한국·일본·동남아 등 제3국 공급망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는 경로까지 좁히겠다는 것이다.
나바로 고문은 "고관세 국가들은 이런 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저관세 국가들은 이를 가능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무역협정상 우대 혜택을 다른 나라의 수출품을 '세탁'하는 데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9월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대중 압박 카드' 부상
시점도 주목된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9월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
미중 양국이 관세와 공급망, 희토류 등을 둘러싼 긴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환적 단속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제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대미 수출을 직접 겨냥한 추가 고율 관세는 미국 내 물가 상승과 소비자 부담이라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지만, '관세 회피 단속'이라는 명분을 앞세운 환적 규제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부담이 작다. 미국 입장에서는 새로운 고율 관세를 일괄 부과하지 않고도 중국의 수출 우회로와 이를 돕는 제3국을 동시에 압박할 수 있는 셈이다.
더욱이 미국은 이미 각국과의 무역협정에 환적 방지 조항을 넣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일회성 단속 강화라기보다 중국산 제품의 우회수출을 차단하는 새로운 통상 규칙을 미국 중심으로 구축하려는 시도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