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선로전환기, 처음부터 잘못 시공
"시공·유지보수·점검 과정에서 문제 확인 못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지난해 12월 발생한 강릉선 KTX 탈선사고의 원인은 시공단계부터 선로전환기가 잘못 설치됐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유지·보수 과정에서도 이를 제 때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강릉선 공사를 담당한 한국철도시설공단에게 책임이 무겁다는 판단이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철도사고 조사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강릉=뉴스핌] 이형섭 기자= 8일 오전 7시30분 출발한 서울행 KTX열차가 출발 5분여만에 남강릉역 인근에서 열차 4량이 탈선했으나 다행히 큰 인명피해 없이14명의 경상자가 발생했다. |
지난해 12월8일 승객 198명을 태운 강릉발 KTX는 출발 5분만에 탈선해 강릉선 KTX 양 방향 통행이 이틀 간 중단된 사고가 발생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직후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해 최근 보고서 작성을 마무리했다.
당시 탈선사고가 일어나기 28분 전 이미 관제사와 강릉기지 관제원, 기장은 신호 이상을 감지했다. 선로전환기 이상으로 사고가 난 서울행 철길 방향이 아니라 강릉 차량기지를 오가는 철로 선로전환기를 가리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때문에 서울로 가는 강릉선 KTX는 이상 여부를 알지 못한 채 계속 달리다 사고를 당했다. 선로전환기 시공 당시 청량신호소의 서울 방향과 강릉차량기지 방향이 바뀌어 케이블이 반대로 꽂혀있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특히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연동검사 과정에서 케이블 이상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동검사는 선로와 신호 시스템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종합성능검사다.
여기에 유지보수 매뉴얼을 개정하지 않아 유지보수를 적절하게 시행하지 못했고 열차 개통 전 종합시험운행 사전점검에서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항철위의 조사 결과가 시공과 유지·보수·점검 단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공사를 담당했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항철위는 이 사고의 책임을 물어 철도공단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각각 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