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권, 종교 말살…목사·교인들 수용소 보내거나 처형"
"당국, 기독교를 수령 개인 숭배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세계 여러 나라가 지난 25일 성탄절을 축하하는 하루를 보냈지만, 북한에서는 성탄절 축하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엔 보고서와 기독교 단체들은 최근 "북한이 세계 최악의 기독교 탄압국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성탄 축하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올 뉴 타임스퀘어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다. 미녀 산타 군단과 귀여운 인형탈로 구성된 퍼레이드단이 1층 아트리움과 매장 곳곳을 누비며 흥겨운 캐럴 공연을 선보인다. 퍼레이드단은 고객들에게 달콤한 사탕과 풍선을 나눠주고 포토타임을 갖는 등 방문객들에게 동심을 선사할 계획이다. 퍼레이드는 오후 3시, 5시, 7시 총 세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2019.12.25 pangbin@newspim.com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2019년 북한을 18년 연속 기독교 최악의 박해 국가로 지목한 국제 기독교 선교단체 '오픈도어즈'의 데이비드 커리 미국지부 회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정치범수용소에 기독교 신자 6만여 명이 수감돼 있을 정도로 기독교 통제와 박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 관영 매체 어느 곳도 성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이를 기념하는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해 커리 회장은 "북한 당국이 성경을 가진 사람들을 체포하고 주민들이 서로 만나 자유롭게 신앙에 관해 얘기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도 지난 6월 서울에서 가진 종교의 자유 관련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권이 종교를 아예 말살했다"며 "교회당 자체를 100% 크레인과 사람을 동원해 다 없애 버렸고, 목사와 교인들은 다 죽이거나 수용소에 보내 물리적으로 그 생명체 자체를 없애버린 게 북한의 특징"이라고 폭로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역시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은 수령에 대한 개인숭배에 이념적으로 도전하고, 국가의 통제 밖에서 사회적·정치적 조직 및 교류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기독교 전파를 특히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대외적으로 '헌법으로 신앙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주최한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에 출석한 리경훈 북한 최고인민회의 법제부장은 "신앙의 자유는 사회주의 헌법에 규제된 공민의 기본 권리의 하나로, 이 권리는 종교 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 같은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장된다"며 "공화국에서는 신앙의 자유를 법적으로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엔에서 이런 주장을 믿는 국가는 찾아볼 수 없고, 유엔총회와 유엔인권이사회 등에서는 북한 당국에 종교와 표현의 자유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의 변화는 종교의 자유를 지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그들에게도 믿음을 선택할 권리와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에서부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