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반정부 시위가 3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이라크에서 총리 지명을 두고 바흐람 살리 대통령이 사퇴 의사까지 밝혀 혼란이 점차 고조되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살리 대통령은 친이란 정파 '파타 동맹'과 누리 알말리크 전 총리의 '법치 동맹'이 주도해 구성된 '비나 그룹'이 추천한 총리 후보 아사드 알에이다니 바스라 주(州) 주지사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격화하는 이라크 반정부 시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살리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가 반대하는 후보를 총리로 지명하느니 사퇴하는 게 대중에 이익이 되는 일이다"라면서 알에이다니 주지사를 지명하지 않을 계획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대통령은 의회에서 추천된 총리 후보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 사퇴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라크 시위대는 차기 총리가 부패 정당과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어야 하며, 기존 기득권 정파가 모두 사퇴한 뒤 조기 총선을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최다 의석 정파나 정파 연합은 총리 후보를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그를 총리로 지명하면 내각을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이라크 의회는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새 대통령을 먼저 뽑아야 총리를 선출할 수 있다.
전날 시위대는 알에이다니 주지사의 총리 후보 추천 소식에 도로와 다리를 막고 건물을 불태우는 등 격렬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지난 10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이라크에서는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최대 500명이 숨지는 등 시위가 날로 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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