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온라인 비디어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지난 10년간 4000%을 웃도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시장에 판도변화를 일으킨 결과 주가 역시 상승 날개를 단 셈이다.
2020년대를 맞은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앞으로 10년간 투자 자금을 묻을 종목으로 알파벳과 디즈니를 꼽았다. 아울러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할 종목이 집중 타깃이라는 의견이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2일(현지시각) 로이터는 12개 IB 업체가 제시한 뉴욕증시의 장기 유망주를 소개하고, 앞으로 10년 테마가 알파벳과 디즈니, 5G로 좁혀졌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5G는 되돌릴 수 없는 IT 혁명의 커다란 트렌드에 해당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기업이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쏠쏠한 투자 수익률을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다.
보크 캐피탈 파트너스의 킴 코이 포레스트 최고투자책임자는 보고서에서 "5G가 앞으로 10년 라이프 스타일을 뿌리부터 바꿔 놓을 것"이라며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톱 픽"이라고 강조했다.
월가가 알파벳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근간으로 자율주행차부터 헬스케어 시장까지 지배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기존의 광고 수입과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의 외형 확대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영역에서 위상을 높일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 AI 시스템이 유방암 진단에 방사선과 전문의에 비해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2만5000명의 영국 여성과 3000명의 미국 여성을 대상으로 한 유방암 검사에서 구글 AI는 방사선과 전문의에 비해 실제 발생한 암을 판독하지 못하는 실수를 각각 2.7%와 9.4% 낮췄다는 보도다. 뿐만 아니라 유방암 오진 역시 각각 1.2%와 5.7% 낮았다.
구글과 전문 의료진은 AI 기술의 암 진단 결과가 기대 이상이라는 데 입을 모으는 한편 본격적인 의료 서비스 접목을 낙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라덴버그 탈만 애셋 매니지먼트를 보스톤 프라이빗 등 운용사들은 알파벳이 첨단 기술을 앞세워 장기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즈니도 유망주로 꼽혔다. 투자자들은 넷플릭스의 화려한 과거 주가 상승률을 디즈니가 재연할 가능성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의 피터 투즈 대표는 "디즈니가 자체 개발한 콘텐츠는 시간을 뛰어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이와 함께 디즈니의 콘텐츠 공급 시스템이 앞으로 10년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는 월가의 투자자들이 디즈니+의 회원 기반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5G를 겨냥한 투자는 핵심 기술을 확보한 기업부터 사이버 보안 업체까지 다양하게 제시됐다. 텐글러 웰스 매니지먼트는 특히 팔로 알토 네트워크가 보안 관련 알짜 종목으로, 중장기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를 포함해 AI 및 첨단 IT 관련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업체도 5G 시장의 고성장과 함께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밖에 월가는 블록체인과 금 역시 중장기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