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을 교체했다. 새로 임명된 뤄후이닝(駱惠寧) 주임은 첫 기자회견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견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뤄 신임 주임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홍콩이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바라며 '일국양제' 하에서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 주임으로 새로 임명된 뤄후이닝(駱惠寧)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면서 "새로 맡은 직책은 나에게 새로운 임무이자 과제"라며 "홍콩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직책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정부, 사회 각계의 노력에 힘입어 홍콩에서 헌법과 법치주의가 완전히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장기적으로 일국양제를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홍콩은 번영과 안정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연락판공실 주임 교체는 7개월 전 홍콩 시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단행한 고위급 인사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주임 교체 소식을 전하며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 이번 결정은 전임 주임인 왕즈민(王志民)에 대한 경질이 아니라 전략을 수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왕 전 주임은 2년 3개월 만에 교체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자 연락판공실의 시위 대처에 대한 불만이 높아져 왕 전 주임이 경질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통신은 연락판공실이 홍콩과 중국 정부로부터 시위 상황을 오판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연락판공실은 홍콩의 부유층 및 본토 출신 엘리트들과 어울리며 서민들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켰다"는 한 중국 관료의 지적을 보도한 바 있다.
뤄 신임 주임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칭하이(靑海)와 산시(山西) 성 등 비교적 낙후된 지역의 당서기로 일했으며 홍콩 관련 직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산시성 당서기 당시 신속한 부패 척결과 지방정부 개편으로 당 지도부에 눈도장을 찍었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연락판공실의 전임 주임들은 대부분 중앙정부 출신의 관료들이었던 데 반해 지방정부 실무에 능한 뤄 주임을 임명해 홍콩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gong@newspim.com